지역 전문가 10명중 9명 "유사특구 과감히 통·폐합해야"
파이낸셜뉴스
2024.07.23 18:27
수정 : 2024.07.23 18:27기사원문
연말 특구 1000개 돌파 전망
대한상의, 현황·개선방안 조사
76%가 "경제 활성화에 도움"
"잘 운영되고 있다"는 8% 그쳐
대한상공회의소는 지역경제 전문가 50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구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 조사' 결과 수요자(기업)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집적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특구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행 특구제도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76%)'고 답하면서도, 차별화가 명확한 곳들이 높은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현행 특구제도 전반적 운영 현황을 묻는 질문에 '잘 운영되고 있다'고 답한 전문가는 8%에 그쳤다. '잘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은 44%에 달했다.
특구제도에서 개선이 가장 시급한 사항도 '유사 특구제도의 통·폐합(88%)'이 꼽혔다. 현행 특구제도 간 차별성을 묻는 질문에도 82%는 '차별성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박철우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는 "지난 6월 출범한 기회발전특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이후 다른 특구들을 기회발전특구와 연계하거나 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지방투자촉진특별법(지촉법)이 빨리 통과돼 기회발전특구가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특구정책 추진에 있어 중앙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시각도 대두됐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관여하는 특구제도 특성상 중앙정부의 조정과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정석 산업연구원 지역균형발전센터 박사는 "유사 특구제도들을 통합 및 간소화하고, 통합·유기적으로 특구제도가 운영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는 하위 지역 간 형평성보다는 효율성을 고려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단위로 특구가 운영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간 부문에서는 특구의 기획·설계 단계부터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절차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안됐다.
정성훈 대한지리학회 회장(강원대 교수)은 "특구제도는 지난 50년간 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지만, 시대 흐름과 산업 판도가 바뀐 만큼 실제 수요자(기업)의 니즈 중심으로 초점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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