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의 무기가 짓밟혔다"..개인전 앞두고 분노한 中 금메달리스트
파이낸셜뉴스
2024.07.31 16:09
수정 : 2024.07.31 17:09기사원문
달려든 취재진에 의해 탁구채 박살나
왕추친, 단식 경기 남아 있어 '망연자실'
[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올림픽 탁구 경기장에서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기자들이 경기를 마친 중국 탁구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왕추친(24) 선수를 촬영하기 위해 몰려들었다가 탁구채를 손상시킨 것이다.
이 경기에서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는 북한의 이정식-김금용 조를 4-2로 꺾어 금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 중국 탁구 국가대표팀의 첫 금메달이었다.
왕추친은 경기 후 라켓을 한쪽에 놓아둔 뒤 쑨잉사와 함께 경기장에서 오성홍기를 들어 보이며 기쁨의 순간을 만끽했다. 하지만 이 순간은 잠깐뿐이었다.
곧바로 이들을 촬영하기 위해 사진기자들이 주변으로 몰려들면서, 왕추친의 탁구채가 손상되는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발에 밟힌 탁구채는 경기에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 버렸다.
현장 영상을 보면 왕추친은 중간이 부러져 살짝 휘어있는 탁구채를 들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왕추친은 화가 난 듯 기자단을 둘러보며 어쩔 줄 몰라 했고, "어떻게 신고하냐?"며 불만을 토로했지만, 중국 대표팀 코치는 침착함을 유지하라는 듯 그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이후 인터뷰에서 왕추친은 "사진기자가 내 탁구채를 밟아 깨뜨렸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올림픽을 위한 사진기자로서, 장내 사진기자로서 이러면 안 되지 않나. 이 상황이 나를 통제할 수 없게 만드는 것 같다"며 속상해했다.
그러면서 "의도한 건 아니었을 거다”라며 “이미 일어난 일이라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예비 탁구채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어쩌면 이게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왕추친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선수 중 한 명으로, 충성도 높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팬들은 SNS를 통해 함께 분노를 표했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파리 올림픽 왜 이러나"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이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이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폭발했다. 한 누리꾼은 "고작 사진 몇 장 때문에 선수들의 '무기'가 짓밟혔다. 남자 단식과 남자 단체전이 남아있지 않나. 설명이 필요하다"며 분통을 터뜨렸고, 또 다른 누리꾼은 "왕추친이 이렇게 당황해 무너진 모습은 처음 봤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왕추친은 31일 남자 단식 32강에서 스웨덴의 트룰스 모레가드와 맞붙을 예정이며, 내달 6일 시작되는 단체전에서는 인도와 경쟁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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