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버' 감독 "전도연, 9년만에 재회…넉넉해지고 깊이 달라져"
뉴스1
2024.08.02 18:21
수정 : 2024.08.02 18:21기사원문
세밀한 연출력으로 호평을 받은 '무뢰한'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의 '리볼버'에서 전도연을 필두로 임지연, 지창욱, 그리고 우정출연한 이정재, 정재영 등이 스크린을 가득 채우며 활약을 펼친다.
특히 오 감독은 '무뢰한' 이후 전도연과 재회해 또 다른 모습을 선사한다.
오승욱 감독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리볼버'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고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9년 만에 새 영화다. 오래 걸린 이유가 무엇인가.
▶준비하던 것들이 안 되면서 새로운 걸 준비하려고 하면 또 시간이 1~2년이 지나갔다. 그러다 또 막히기도 했다. 그러다 '리볼버'는 전도연 배우를 만나 4년 정도 걸려서 나오게 됐다. 초고에서 완성도를 높인 부분은 있으나 크게 달라진 부분 없이 진행됐다.
-'무뢰한' 이후 바로 다음 작품으로 전도연을 다시 택했다. 그간 공백 동안 달라진 전도연의 모습이 있다면.
▶어떤 깊이나 그런 것들이 달라졌다. 좀 더 너그러워지고, 좀 더 넉넉해진 게 있다. 나이도 들면서. 그리고 '일타 스캔들' 등에서 마음껏 날뛰지 않았나. 그게 너무 좋더라. 힘든 걸 벗어난 모습이 굉장히 좋은 기운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리볼버'를 하면서도 너무 막 그렇지(힘들지) 않은 느낌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본인 스스로 어딘가에 구애받고 하는 게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나. 그래서 '리볼버'는 승리의 영화라고 계속 얘기했다. 그리고 촬영 현장에서 선장이 된 것 같다. 모든 스태프가 존경하는 느낌이었다. 힘들고 이런 걸 해소해 주기도 하고, 모니터 보고 일어나서 '파이팅'도 하고, 소극적이기도 하지만.(웃음) 계속 격려하는 모습을 스태프들이 굉장히 좋아했다.
-극초반 대사로 진행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정말 고민이 많았다. 그 부분에서 관객들이 떨어져 나가면 큰일 나니까. 근데 후반부까지 가려면 기초를 쌓아야 하는데 액션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배우분들 연기로만 가야 하는데 쉽지 않았고, (관객들이) 집중하지 않으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편집하면서 덜어내기도 하고, 굉장히 손을 많이 댔다. 지금도 관객분들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빌드업을 안 하면 끝까지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리볼버'에서 가볍게 판타지스러운 톤으로 간 이유가 있나.
▶결국 전도연이 주인공이 되고, 전도연을 놓고 이런 얘기를 할 거라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 그리고 엔딩을 쓰면서 '하수영의 승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오기 힘들지만 결국엔 쟁취하는, 그리고 주인공이 꼭 쟁취하게 하고 싶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고) 전도연이 당황하기도 했다. 판타지스러운 것도 있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그게 (내) 변화의 문제보다는 전도연과 하다 보니 이렇게 쓰게 됐다고 생각한다.
-극중 하수영이 비리 경찰인데, 주인공의 품격을 강조한다. 감독이 생각한 하수영의 격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나.
▶과거 장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수영은 많이 타락한 인간이고, 염치도 잃어버린 인간이었다. 근데 경찰 내부 아나운서도 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것들이 어느 순간 딱 끝나버리고 교도소로 간다. 그런데 죄를 짓고 교도소 안에서 인정받지 않는 인물이 되면서 다시 차근차근 자신의 품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수영이 그 상태에서 이제 격을 지키려는 건, 총을 쥐고도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물론 총을 버리진 못하지만, 그래도 삼단봉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수영은 마지막에도 굉장히 고민했겠지만, 하수영이 살인까지는 안 하려고 하는, 그런 모습이 인간의 품격을 유지하려고 하는 모습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엔딩에서 하수영의 태도도 격을 지키려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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