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중 손상환자 비율이 1위, ‘낙상 주의’
파이낸셜뉴스
2024.09.29 11:13
수정 : 2024.09.29 11:13기사원문
소방방재청, 해마다 20만 건 이상 가정 내에서 발생 ‘노인 치명적’
질병관리청, 어르신 낙상예방 위한 운동프로그램 개발 보급에 앞장
온종합병원 관절센터, “규칙적 운동으로 근력강화, 어지럼증 조심”
[파이낸셜뉴스] # 50대 후반 여성 A씨는 추석 연휴 직후 한밤중 의자를 딛고 올라서서 집안 선반을 정리하다가 넘어져 집 근처 응급실로 실려 갔다. 이미 의식을 잃었고, 진단결과 경막하혈종(SDH)이었다. 의자에서 떨어지면서 머리부위가 방바닥에 강하게 부딪혔던 것이다.
신경외과 전문의가 곧바로 응급 개두수술을 했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닷새 만에 숨졌다.
우리나라 입원환자 중 손상환자 비율이 1위를 차지한다. 추락이나 낙상이 사고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년 퇴원손상통계’ 및 퇴원손상심층조사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2년 전체 입원환자 740만2655명 가운데, 손상환자가 15.4%인 114만2195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 통계와 비교해 2.3%포인트 감소했으나, 여전히 손상예방에 대한 국가적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체 손상환자 중 남자(51.7%)가 여자(48.7%)보다 더 많았지만,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여자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추락·낙상이 49.6%로 가장 많았으며, 여자가 남자보다 1.5배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락·낙상으로 인한 손상환자는 55세부터 여자가 남자보다 많았다. 손상은 길·간선도로(남자 29.2%, 여자 24.1%)와 주거지(남자 13.2%, 여자 27.4%)에서 주로 발생했다.
집안에서 주로 낙상사고가 일어난다는 반증은 소방방재청의 통계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주거지에서의 낙상사고는 2020년 약 30만 건, 2021년 약 27만 건, 2022년 약 24만 건이었다. 특히 고령자 낙상사고의 경우 심각한 손상을 동반하거나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부산 온종합병원 관절센터 윤성훈 진료원장은 “노인 낙상은 장기간 요양 및 반복 입원의 주요 원인으로, 체력 손실,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노인은 개개인의 근력이나 체력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능력에 맞는 근력 및 균형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낙상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낙상 사고를 예방하려면, 방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나 스티커를 부착하여 미끄럽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걸려 넘어질 수 있는 장애물이나 물건도 치우고, 바닥에 있는 물기나 기름기는 즉시 닦아야 낙상을 막을 수 있다. 실내조명을 밝게 유지하고, 계단이나 높은 곳에 오를 때는 손잡이를 잡거나 도움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온종합병원 관절센터 김윤준 부원장은 “복용 중인 약 가운데 현기증을 일으키는 약이 있는지 확인하고, 어지러움이나 두통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무리하게 활동하지 않고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낙상 사고 발생 시 적극 도움을 줄 수 있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혼자 의자 위에 올라서서 집안정리를 하는 건 피할 것을 당부했다.
또 일주일에 최소 3회,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력과 유연성을 강화하면 낙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시력이 나쁘면 낙상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매년 정기적으로 안과전문의를 통해 시력 검사를 받고, 필요한 경우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야 한다고 김 부원장은 덧붙였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