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이웃 살인' 30대男, 첫 재판서 "정당 방위" 혐의 전면 부인
파이낸셜뉴스
2024.09.30 14:37
수정 : 2024.09.30 14:37기사원문
"정부가 나를 죽이려 했다" 주장
피해자 중국 스파이라 생각해 범행
[파이낸셜뉴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로 이웃 주민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정당방위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9월 30일 오전 살인, 총포화약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백모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어 장식용으로 일본도를 신고한 뒤 범행한 것에 대해서도 "용도에 있어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살해하기에 앞서 서울 은평구 은평동 카페에서 김씨에게 욕설을 해 모욕 혐의가 적용된 것에 대해선 "모욕 사실이 없다"고 했다.
백씨는 "김건희(영부인),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윤석열(대통령), CJ 등이 3년 동안 저를 죽이려고 위협을 해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또 백씨 측 변호인은 "백씨가 (증거) 열람을 거부한다"며 "모든 증거가 허위이거나 위조됐다고 부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판부가 "왜 변호인과 상의를 안 하나"라고 묻자 백씨는 "공소사실에 대해 전면 부정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피해자의 부친은 이날 재판에서 "인간이 아니다. 어떻게 그렇게 악랄하게 죄도 없고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을 죽일 수 있냐"며 "우리 아들이 너무 억울하게 죽어서 나머지 식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늘이 원통하다"고 호소했다.
백씨는 지난 7월 29일 오후 11시22분께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전체 길이 약 102㎝의 일본도를 휘둘러 김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백씨는 약 3년 전 회사를 그만둔 뒤 정치·경제 기사를 접하다 지난해 10월께부터 '중국 스파이가 대한민국에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같은 아파트 주민인 피해자가 자신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중국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적시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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