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확보' 수싸움 치열… 장기전 가나
파이낸셜뉴스
2024.10.13 19:14
수정 : 2024.10.13 19:14기사원문
고려아연 분쟁 1라운드 14일 종료
공개매수 청약 양쪽 분산 가능성
청약률·주총 출석률이 변수될 듯
부채비율 놓고 상호 장외 여론전
매수가격으로 보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투자자마다 다른 세금 유불리와 가처분 소송의 불확실성, 초과 청약 시 안분비례 문제까지 감안하면 MBK·영풍 측으로도 일부 청약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MBK·영풍의 공개매수는 가격이 고려아연보다 낮은 만큼 최대 목표수량(발행주식총수의 14.6%)을 채우기는 어렵지만 한자릿수대 지분은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4일 MBK·영풍 마감
MBK·영풍의 공개매수가 14일 종료돼도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오는 23일까지 지속된다. 고려아연은 전체 주식의 최대 17.5%를 자사주 공개매수로 확보할 예정이다. 우군인 베인캐피털도 별도로 2.5%를 공개매수한다.
문제는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고 현재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로 사들이는 자사주는 소각이 예정돼 있어 우호세력에 처분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현재 발행주식총수 2070만3283주 기준 영풍 측은 33.13%를, 최 회장 측은 우호세력을 포함해 33.99%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 측의 공개매수가 목표물량을 100% 채우는 조건에서 최씨 일가의 의결권 지분은 약 45%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동일한 조건에서 MBK·영풍 측은 14일 종료될 공개매수로 발행주식총수의 약 3.5%만 얻어도 최씨 일가 의결권을 앞서게 되며, 7% 내외를 확보하면 과반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종료 이후 적당한 시기에 곧바로 임시주총을 소집,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엔 결국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률, 주총 출석률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가처분 결정 두고 신경전
한편 MBK·영풍 공개매수 종료일을 앞두고 양측은 주말에도 입장문을 번갈아 내며 여론전을 이어갔다.
고려아연은 13일 '경영진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은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이미 심사하고 확인한 것"이라며 "주당 89만원에 20%를 전량 매수해 소각하는 경우에도 부채비율은 78%(연결기준 91%)로 여전히 100% 미만일 것"이라고 밝혔다.
MBK·영풍 측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고려아연이 앞으로 6년 동안 연 1조2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해도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한 차입금 상환, 이자, 배당금, 시설·트로이카 드라이브(미래산업) 투자 등으로 인해 2030년 부채비율이 244.7%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또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의 '법적 리스크'를 지속해 제기하는 데 대해서도 "심문기일조차 지나지 않은 재판에 대해 결과를 일방적으로 예단하고 승소 운운하며 마치 회사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불확실성이 있다는 주장을 유포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