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가 닻 올린 정년연장, 이제 공론화에 부칠 때
파이낸셜뉴스
2024.10.21 18:46
수정 : 2024.10.21 19:17기사원문
공무직 2300여명 정년 65세로 올려
기업은 난색이나 마냥 미룰 순 없어
전국적으로 40여만명에 이른다.
행안부 소속 공무직은 서울과 세종청사 등 전국 정부청사에서 환경미화, 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직원들이다. 이들의 정년이 65세까지 연장되는 것은 중앙정부에선 처음이다. 대구, 대전 서구 등 일부 자치단체들은 다자녀 공무직 계속고용(1~10년) 제도를 앞서 시행 중이다. 현재 근로자 법정정년은 만 60세다.
문제는 정년연장과 청년고용 확대의 양립이다. 기업들은 경직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속의 일괄적 정년연장을 반대한다. 물론 인건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청년층 신규채용의 문턱도 높일 수 있다. 법정정년이 늘어나면 사정이 나은 대기업 정규직만 혜택을 누리는 부작용도 따를 수 있다.
그럼에도 공무원과 민간기업을 포함해 정년연장은 언젠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퇴직 숙련공 재고용은 이미 사례가 적지 않다. 현대자동차는 최장 2년 고용을 연장했고, 동국제강은 정년을 만 62세로 올렸다.
노후소득원인 국민연금 수급 시기는 오는 2033년이면 만 65세로 올라간다. 60세에 은퇴하면 5년간 소득공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손해를 감수하면서 연금을 조기 수령하는 은퇴자가 10만명이 넘는다.
행안부의 이번 공무직 정년연장에서도 국민연금 수령까지의 소득절벽을 고려했다고 한다.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연령을 59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개혁안도 현 고용방식을 바꾸지 않고선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계속고용 로드맵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한다. 국회도 정년을 2033년까지 65세로 올리는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안 등을 발의한 상태다. 70세 미만 고령 근로자의 계속고용·정년연장·폐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유연한 고용정책을 의무화한 일본도 갈등을 겪고서야 제도를 정착시켰다. 우리도 이제는 고용시장 개혁과 더불어 정년연장 문제를 더 미루지 말고 공론화에 부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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