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독립' 테러·통제 "100m마다 초소, 이젠 제일 안전"
뉴시스
2024.10.22 08:06
수정 : 2024.10.22 08:06기사원문
우루무치 지샹완 아파트 화재 '제로 코로나' 해제 도화선 곳곳에 초소와 감시 카메라…보안검사대 설치, 요원도 배치 최대 소수민족 화약고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탈바꿈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수도 베이징까지 비행기로 2시간, 이후 환승해 4시간 날아가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성도(省都)인 우루무치에 도착한다. 우루무치에서 다시 중국 최서단 도시인 카스(카슈가르)로 가려면 비행기로 2시간 더 가야 한다.
위구르족 자치구인 신장은 한때 거센 민족 분리독립운동으로 중국 최대 ‘소수민족 화약고’로 불렸다. 미국 등 서방이 위구르족 인권문제를 이유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데 이 곳이 바로 그 곳이다.
이슬람 문화가 지배적인 카스는 정치적 민감도가 높은 곳이다.중국 당국이 외국인, 특히 언론인에게 우루무치와 카스 취재를 허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은 이번 행사를 통해 자신들이 신장을 안정적으로 통제한 결과 즉 ‘성과’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안내에 따라 취재했지만, 뉴시스는 현지 주민 등과의 대화 등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현장 모습을 취재했다. 중국 신장 르포를 3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우루무치·카스=뉴시스] 문예성 기자 = 신장은 중국의 다른 어느 곳보다 더 삼엄한 통제가 시행되고 있다. 거리 곳곳에서 중무장한 대터러 신장 경찰특공대가 탐지견과 함께 순찰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고, 도심 곳곳에 배치된 육중한 경찰차는 장갑차를 연상케 한다.
몇 백m마다 경찰 경비 초소가 있고, 수많은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데 이방인들이 위압감을 느끼게 충분하다.
또한 신장지역의 모든 호텔과 쇼핑몰, 마트 심지어 관광지 입구까지 보안검사대가 설치돼 있고 보안요원이 배치돼 있는데 입장 시 소지품 검사는 필수다.
2009년 7월 5일 우루무치에서 유혈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약 1000명의 위구르인들이 광둥성 사오관시 공장에서 위구르인 2명이 살해당한 일을 규탄하며 시위를 벌이다 격화돼 한족들과 충돌하기 시작했다. 그 일로 중국 정부 기관이 발표한 사망자 수만 최소 197명이고, 약 1500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혈 사태는 중국 내에서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이후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소요 사태이기도 하다.
2013년 11월 28일 낮 신장위구르 분리독립 단체 소속의 테러범은 수도 베이징의 중심부인 톈안먼광장에서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하고 폭발을 일으켰다. 테러범 3명과 행인 등 5명이 숨지고 40여 명의 부상을 입었다. 이어 2014년 3월1일 윈난성 쿤밍 기차역에서는 분리독립 단체 소속의 테러범들이 여행객을 상대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러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14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 이후 더 강력해진 당국의 감시와 단속으로 지금 신장은 매우 ‘안전’한 모습이다. 최근 중국 관영 언론들은 “신장의 보안은 근본적으로 개선됐고 폭력적 테러 공격은 이미 통제됐으며 각 민족 인민은 이런 안정과 안전을 각별히 소중하게 여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루무치에서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왕씨(30대)에게 “지금 신장은 안전한가”라고 물었더니 “(신장은) 중국에서 제일 안전한 곳이다, 저녁에 잘 때 문을 잠그지 않아도 누군가는 지켜준다”고 답했다.
한족인 왕씨는 당국의 강력한 통제를 꽤 만족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 강력한 통제정책 이른바 ‘제로 코로나’ 때문에 1년 동안 아무 일도 못했고 저축으로 생계를 유지했다“며 불평을 털어놨다.
이에 ”중국 다른 지역도 똑같은 수준으로 통제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말에 ”아니다 신장의 통제가 전국에서 가장 강력했고, 1년이라는 통제 기간은 전국적으로 가장 길었다“고 주장했다.
제로 코로나가 시행 중이던 2022년 11월24일 우루무치 톈산구 지샹완단지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봉쇄를 위해 설치던 수많은 장애물로 소방차 현장 진입이 늦어져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우루무치에서는 ‘제로 코로나 해제’를 외치는 시위가 시작됐는데, 여기에 동조하는 시위는 베이징·상하이·청두·우한 등 전국으로 확산됐다.
화재 발생 2년 가까이 된 시점인 지난 17일 우루무치 지샹완 아파트단지를 찾았다. ‘그때 그 비극’을 잊고 평범한 일상을 회복했다.
신장 지역에서는 한족과 위구르족이 사는 아파트도 분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샹완 단지는 위치나 건물형태로 봤을 때 위구르족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로 보였다. 화재 당시 피해자도 대부분 위구르족 주민이었을 것이다.
과일 가게 주인은 길가에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손님을 맞이 했다. 퇴근하는 주민들이 단지 주변 가게에서 저녁장을 보고 있었다. 위구르족 주민들의 일상 생활은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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