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쇄신 인사' 삼성, 인고의 결실로 이어지길
파이낸셜뉴스
2024.11.27 17:51
수정 : 2024.11.27 17:51기사원문
메모리·파운드리 수장 교체
경쟁력 복원해 정면 돌파를
전영현 DS부문장과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의 2인 대표 책임경영이다. 만성적자인 파운드리 사업은 승진 발탁된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이 맡는다. 미국 반도체 보조금 지원 중단 등 '트럼프 리스크' 대응 차원이다. 인사 후속으로 대대적 조직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의 위기감은 인사에서 여실히 확인된다. 쇄신과 경쟁력 복원에 방점을 찍긴 했으나, 역량이 입증된 경영진에 권한을 주어 조직안정을 함께 꾀했다는 점에서다. 빠른 시간에 기술과 조직역량을 결집, 위기를 헤쳐나가려는 의지도 보였다. 문책과 쇄신 차원에서 반도체사업 조직장 등 임원 400여명 중 100명 정도를 교체한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인사일 것이다. 삼성 위기론에도 침묵하던 이 회장은 지난 25일 2심 최후진술에서 "현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녹록지 않지만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했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은 승자독식의 시장이다. 한 번의 오판이 생존을 가를 정도로 발전과 추격 속도 또한 빠르다. 멈칫하다간 추월당하기 일쑤고, 추격하려면 갑절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이다. 삼성은 정체와 도약의 경계선에 있다. HBM 시장에 성공적인 진입은 물론 대미투자의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게 급선무다. '삼성이 곧 품질'이라는 근원 경쟁력을 되찾고, 인재를 중시하는 유연하고 역동적인 조직쇄신이 뒤따라야 한다. 이 회장도 더는 사법 리스크에 발목을 잡혀선 안 될 것이다. 앞으로 10년 내 국내외에서 수백조원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집행하려면 이 회장의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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