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비상계엄 선포 직후 北 총참모부, 즉각 인민군 간부 비상 소집

파이낸셜뉴스       2024.12.09 13:54   수정 : 2024.12.09 13:54기사원문
북한도 18시간 동안 전군 비상 경계태세 발령...
평양 서성구 석봉동 총참모본부로 주요 간부들 집결
간부용 참고신문에는 南 비상계엄 사태 안 실어
국회 결의계엄 해제 소식 전하는 것 부담 관측

[파이낸셜뉴스]

북한 군 당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 3일 저녁 인민군 고위 간부들을 비상 소집하고 약 18시간 동안 전군에 비상 경계 태세를 발령했던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또 북한 국가보위성과 사회안전성도 각각 비상 간부 회의를 소집하고 전군 경계 태세를 점검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구한 북한 내부 군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총참모부는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후 약 30분 뒤인 밤 11시경 군 고위 간부들을 평양시 서성구역 석봉동에 있는 총참모부 본부로 소집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집 회의에는 총참모부에 소속된 주요 간부들이 집결했으며, 주요 부대 군단장과 해군·공군·전략군 지휘관들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군 당국은 이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것과 한국군이 대비 태세 강화에 들어간 데 따른 대응 조치를 논의하고, 회의 종료 직후인 4일 새벽 전군에 비상 작전지휘 태세 전환 명령을 하달했으며, 이날 오후 5시(17시)까지 18시간 유지됐다.

소식통의 남측의 계엄 선포 이후 한국군이 대비 태세를 격상하자 북한군도 비상 태세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통전부(통일전선부) 서울지구당원들이 다 체포된 것인가”라는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북한 간부들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10국(前 통일전선부)이 관리하는 남파 공작원들이 서울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계엄 선포 소식에 이들의 활동이 발각된 것 아니냐는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외부 정보에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북한 당 고위 간부 일부도 한국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자신들도 모르는 '대남 군사 조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인민군대가 남쪽을 공격한 것인가”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매체들도 계엄 사태에 대한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북한 간부들은 한국의 계엄 선포 사실을 개별적인 루트를 통해 접했을 뿐, 당 간부들에게도 아직 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고위 간부들만 보는 일간 참고신문에는 노동신문에 실리지 않는 대남 및 해외 정세를 파악할 수 있는 소식들이 실리는데, 한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됐다가 해제된 사실은 아직까지 참고신문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간부들은 한국의 계엄 선포 사실을 개별적인 루트를 통해 접했을 뿐, 당 간부들에게도 아직 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 참고신문에는 주요 해외뉴스가 실리기 때문에 조만간 간략하게라도 계엄 사태와 관련한 소식이 실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당장 계엄 사태와 관련한 소식을 주민들에게 공개하기보다는 북한 체제에 유리한 정보만을 선별적으로 공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선 최고지도자의 명령이 헌법과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에 해당) 의결 사안보다 우선시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대통령의 명령이 국회에 의해 즉각 무효화된 사실을 주민들이 알게 될 경우 민주주의에 대한 환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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