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학계열 정시이월 198명… 지방의대 문 대폭 넓어진다

파이낸셜뉴스       2025.01.01 18:57   수정 : 2025.01.01 18:57기사원문
의대 수시미달 105명 정시모집
서울권 2명 제외 전원 지방권서
약대 50명·치대 23명도 정시로

지난 수시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정시에서 다시 신입생을 선발하는 의대가 늘었다. 100명이 넘는 의대 정원이 정시로 넘어오며 사실상 의대 1개가 추가된 수준의 증원 효과를 낼 전망이다. 교육계에서는 올해 급격히 늘어난 의대 증원의 여파가 수험생의 입시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시모집을 끝내지 못한 이월 인원의 98%는 증원의 80%를 배정받았던 지방권 의대에서 발생했다.

1일 종로학원이 전국 의약학계열 대학을 분석한 결과, 총 55개 대학(의대 25개·한의대 10개·치대 8개·약대 12개)에서 발생한 정시 이월 인원은 총 198명에 달했다.

의대만 보면 교육부 집계 기준 전국 39개 의과대학에서 특별전형까지 모두 합쳐 105명의 정시 이월 인원이 생겼다. 전년보다 62명 늘어난 숫자다. 올해 확정된 각 의대 정원이 70~163명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정시 모집에서 1개 대학이 추가된 수준이다. 한의대도 이월 인원이 20명으로 전년보다 두 배 늘었다. 치대와 약대는 23명, 50명으로 각각 1명, 2명씩 줄었다.

의대 25곳에서 1명 이상의 정시 이월 인원이 발생했다. 다만 서울권 의대 대부분은 미등록 충원 과정을 통해 정원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의대는 최초합격자 전원이 진학을 선택했다. 고려대와 경희대에서만 각 1명을 정시에서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다.

이월된 인원 대부분은 지방권 의대에서 나왔다. 대구가톨릭대 17명, 충남대와 건국대 글로컬 각 11명, 부산대 10명, 고신대 8명, 전북대 7명 등 순이다. 인원으로 보면 98.1%, 대학 수로는 92%가 지방이다.

한 명의 학생이 여러 대학에 원서를 넣는 입시 시장에서 중복합격 시 '입결'이 높은 쪽으로 진학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권 의대와 지방 의대에 동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대거 지방을 이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지방 의대에 늘어난 정원의 80%가 배정되며 '안전지원'으로 원서를 넣는 최상위권 학생이 늘었다는 예측이다.

반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3개 상위 대학의 자연계열 정시 이월은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SKY' 대학의 자연계열 이월은 전년보다 61명(32.3%) 줄어든 128명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원서를 쓸 상위권은 1장이라도 더 의대를 썼고 내신 최상위권 학생들이 이공계보다 집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의료계는 이월된 인원을 정시 모집에서 뽑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정시 모집을 중단하고 현 상태에서 의대 모집을 중지해 정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월 인원이 1년 새 3배 늘어난 것이 사실상 입시 시장에서도 늘어난 정원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수시모집을 통해 선발하는 의대 신입생은 3118명으로 이월 인원 100명 정도를 제외하면 예년 선발과 비슷한 규모다. 현 상태로 모집을 중단할 경우 증원을 백지화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태다.

특히 남은 정시 모집에서도 최상위권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역인재' 전형을 확대한 학교가 17개교 364명(19%)에 이르며 지원자 풀이 좁아져서다. 지역인재 전형은 고교 3년을 대학 소재지에서 모두 다녀야 지원할 수 있다. 이미 최상위권 학생들의 서울행이 수시모집에서 결정된 만큼 정시 모집에서 합격선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도 높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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