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도시 별빛들, 다시 어린이 품에 안겨요"
파이낸셜뉴스
2025.01.02 14:33
수정 : 2025.01.02 15: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구가 너무 뜨거워져서 별들이 녹아버린 거야."
"별들이 피곤해서 집에 간 거 아닐까요."
국립민속박물관은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2관에서 상설전시 '총총! 별이 빛나는 밤' 전(展)을 오는 2026년 8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온라인 예약 후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환경 문제를 주제로 도시의 불빛 속에서 잊고 지냈던 밤하늘 별을 아이들에게 다시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전시다. 과도한 빛 공해로 생태계가 겪는 혼란과 불균형을 동물, 식물, 인간 등 다양한 생명체 관점에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인트로 '별이 사라졌어요!'에는 인공지능(AI) 할아버지가 등장한다. AI로 구현된 100년 전 할아버지와 어린이가 서로 다른 '밤'과 '별'에 대한 기억과 생각을 나눈다.
1부 '우리의 밤은 너무 밝아요!'는 어두워야 할 밤이 밝아진다는 것이 자연과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임을 설명한다. 실감형 애니메이션이 소극장 형식의 공간에서 상영되며,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새끼 바다거북, 꾀꼬리, 너구리 등이 겪는 어려움을 보여준다.
영상을 본 어린이들은 직접 동물들을 도울 수 있다. 꾀꼬리가 "목이 너무 아파. 나도 이제 그만 잠을 자고 싶은데… 얘들아, 내가 편히 쉴 수 있게 불을 좀 꺼줄래"라고 요청하면 다이얼을 돌려 불빛이 줄여줄 수 있다. 바다거북이 바다까지 가는 길목에 놓인 가로등과 건물의 불빛도 직접 꺼볼 수 있다.
기획에 참여한 유민지 학예연구사는 "어린이박물관 내부를 어둡게 꾸민 것도 이례적인 시도"라며 "신비로운 밤 시간대를 조명하며 어린이들에게 어두운 밤에 생활하는 다양한 생명체들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2부 '돌려줘요! 깜깜한 밤!'에서는 다양한 상호작용형 체험 및 놀이를 하면서 빛 공해로 길을 잃은 새끼 바다거북 등을 어린이들이 도와줄 수 있게 했다. 불을 끄고 빛을 줄이는 작은 실천으로 어두운 밤하늘을 지킬 수 있다는 주제를 전달한다.
3부 '총총! 별이 빛나는 밤!'은 어두운 밤하늘 아래에서 별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밤하늘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시의 마무리 '밤하늘의 별, 옛날 사람들의 비밀 친구'에서는 지금처럼 밝지 않았던 시절, 별이 시간과 방향을 알려주는 길잡이였고 어두운 밤을 밝혀주던 특별한 존재였음을 아이들에게 소개한다.
아울러 어린이박물관의 옥외공간도 새롭게 단장했다. '알록알록'에서는 다채로운 빛의 색감을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그물놀이를 더해 감각과 신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곳은 친환경 천연 코르크 바닥재로 마감했다. 또 '쑥쑥'과 '냠냠'은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공간과 쉼터로 조성했다.
어린이들의 박물관 경험이 시작되는 로비 역시 새롭게 변신했다. 물품 보관함 등 관람 편의시설을 강화하고 최적화된 동선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관람 예절과 안내 정보도 친근하게 제공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전시를 준비하며 어린이들의 생각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다. 6~7세 어린이 33명의 별에 대한 생각을 전시에 반영했다.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숲, 바다, 재활용 등을 주제로 한 기존 환경 소재 어린이 전시와 차별화된 전시를 선보이고자 했다"며 "별을 보지 못하고 크는 어린이들에게 별을 볼 기회를 제공하면서 빛 공해 문제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들이 별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우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우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새롭게 태어난 이 공간이 어린이들의 웃음과 호기심으로 가득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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