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급여 삭감' 근로자 2심 패소...法 "삭감 폭 지나치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2025.01.09 11:52   수정 : 2025.01.09 11:52기사원문
1심 뒤집은 2심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절차 적법"
"정년 연장 따른 임금 감액, 과도하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임금 삭감 폭이 과도하다며 임금피크제 무효를 주장한 직원들이 낸 소송에서 2심 법원이 1심을 뒤집고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이은혜·이준영·이양희 부장판사)는 KB신용정보의 전·현직 직원 4명이 회사에 제기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1심은 원고 측 청구액 5억4100만여원 중 5억3790만여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KB신용정보는 지난 2016년 2월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해 정년을 기존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만 55세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적용 직전 연봉의 45~70%를 성과에 따라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보상 없이 임금을 대폭 삭감한 것은 무효라며, 적용 전 임금과 퇴직금 차액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는 임금 삭감 폭이 지나치게 크고, 사측이 불이익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임금피크제 도입 전에는 만 55세부터 기존 정년인 만 58세까지 3년간 연간 보수 총액의 300%를 받을 수 있었지만, 제도 도입 후에는 최고 성과를 내도 만 55세부터 만 60세까지 받는 보수가 기존 225%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도입 목적, 경위, 절차의 적법성 등의 측면에서 그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임금피크제 내용에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이 경제적 손실이나 불이익을 입는 내용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정년 연장에 따라 고령 근로자의 급여를 어느 정도 감액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예정된 일"이라며 "그 정도가 과도하다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해당 직원들이 과거보다 강도가 낮은 업무를 수행했고, 처리한 사건 수에 비례해 인센티브가 지급된 점 등을 들어 회사가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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