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온다' 中 기업, 2차 무역전쟁 앞두고 '탈중국' 모색
파이낸셜뉴스
2025.01.13 15:15
수정 : 2025.01.13 15:31기사원문
국제 물류기업들, 탈중국 나선 中 기업 지원 인력 증파
유럽, 동남아, 남미 등에 중국어 쓰는 지원팀 보내
트럼프 2기 관세 전쟁 이후 中 빠져나가는 제조업체 대비
말레이 경제 장관 "中 기업, 말레이 투자 및 이전 검토" 주장
中 백만장자도 지난해 대규모 이민으로 빠져나가
[파이낸셜뉴스] 중국과 2차 무역전쟁을 예고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고국을 떠난다는 징후가 포착됐다. 이들은 미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제 3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그 중 하나는 말레이시아로 알려졌다.
국제 물류 업체, 유럽·남미·동남아에 中 직원 재배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보도에서 다국적 물류 기업들이 트럼프 2기 정부를 앞두고 유럽이나 남미, 동남아시아에서 영업하는 중국 제조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인력을 확대한다고 전했다.
주로 중국에서 생산하던 다국적 기업들이 지정학적 위기와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 외 다른 국가에 투자를 늘리는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은 2013년 일본을 시작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봉쇄와 미중 1차 무역전쟁을 겪은 기업들은 서둘러 동남아나 남미로 사업 이전을 준비 중이다. 한국의 산업연구원 등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37%가 5년 이후 중국 사업을 철수하거나 이전·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물류 업계의 움직임은 다국적 기업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의 이동을 의미할 수도 있다. DHL 산하 국제 물류 기업인 DHL익스프레스의 존 피어슨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차이나 플러스 원이나 트럼프와 관련된 공급망 다변화에 이익을 얻는 국가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다국적 컨설팅업체 리달의 쿤 카오 부대표는 FT를 통해 베트남과 태국같은 신흥 생산 허브에 노동집약적인 중국 제조기업들이 상당수 몰려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에 쫒기는 中 기업, 말레이시아 갈까?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운동 가운데 미국 외 모든 국가에 10~20%의 보편 관세를 추가하는 한편 중국 수입품에는 60%의 관세를 적용한다고 위협했다. FT는 중국 반도체와 기술 기업들이 트럼프의 대규모 관세를 피해 말레이로 이전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라피지 람리 말레이 경제장관은 12일 FT와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은 역외 진출을 몹시 바라며 자국 시장을 넘어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기업들은 지금 말레이로 이전 혹은 확장을 검토 중이다"고 주장했다. 라피지는 이미 미국 기업들이 말레이의 반도체 산업과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첨단 기술 산업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 또한 말레이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피지는 자신이 지난해 6월에 10일 동안 중국을 방문하면서 100곳의 AI, 기술 및 의약 기업들과 말레이 투자를 논의했고 지난 몇 달 사이에 2번이나 투자 사절단이 다녀갔다고 강조했다.
라피지는 "중국의 투자는 보통 그들의 업계 생태계와 함께 들어온다"며 "만약 우리가 중국에서 2~3건의 중요 투자를 유치한다면 추가적인 투자가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다국적 소셜미디어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지난해 말레이 조호르주에 20억달러(약 3조원)의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기업과 더불어 부자들도 짐을 싸고 있다. 영국 투자이민 컨설팅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는 지난달 발표에서 지난해 말까지 1년 동안 중국을 떠나는 순자산 100만달러(약 14억7110만원) 이상의 '백만장자'가 역대 최고치인 1만5200명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을 떠난 백만장자는 2023년에도 1만3800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덴마크 최대 은행 단스케방크의 앨런 본 메런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금 추세가 가속의 시작이라면 이는 중국이 직면한 경제적 위기를 나타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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