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단열재로 만든 ‘커튼’...농가 난방비 1천만원 아낀다
파이낸셜뉴스
2025.01.22 14:00
수정 : 2025.01.22 14: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겨울철 농가가 난방비를 대폭 아낄 수 있는 비닐온실용 ‘보온커튼’이 개발됐다. 우주선 벽체 단열재로 쓰이는 에어로겔을 신소재로 활용했다. 기존 보온커튼 보다 20%까지 난방비를 아낄 수 있어 농가 수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겔 커튼→난방비 20% 감소
22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가볍고 단열성이 우수한 에어로겔은 군용, 항공우주, 첨단 선박 분야에서 사용되는 소재다. 온실 보온재로 실용화된 것은 세계 최초다. 2018년 처음 개발 후 2020년 특허 등록해 기업체에 기술이전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신기술보급사업으로 전국 57개 농가에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보급했다.
농진청이 커튼을 개발한 이유는 농가 난방비 때문이다. 겨울철 난방비가 경영비의 20~30%를 차지한다. 이상기후로 심해진 겨울철 한파에 대응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는 이유도 있다. 국내 농작물 시설재배는 화석연료 사용 비중이 80% 이상이인데 이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밖에 기존 커튼 보다 통기성이 좋아 딸기 상품성을 좋게 만든다.
이 원장은 “연간 4개월 동안 난방을 한다고 가정하면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사용했을 때 최대 900만원 정도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며 “시범 보급 농가 중 양평과 익산의 딸기 농가는 각각 1700㎡와 2100㎡의 시설에서 난방비를 10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태안 화훼농가는 1300㎡ 규모 시설에서 난방비를 1200만원에서 580만원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토마토를 1㏊에서 재배하면 한달에 약 2500만원까지 난방비가 든다. 기존 보온커튼을 사용하면 115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사용하면 절감액이 1375만원까지 약 225만원 늘어난다.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 설치비는 ㎡당 1만4000원으로 기존 다겹보온커튼(1만3000원)보다 약 8% 비싸지만 난방비 절감 효과가 커 1년 만에 추가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비닐하우스 농가 대상 지원사업
농진청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사업 시행 지침 ‘에너지절감 시설 지원 단가표’에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이 포함되도록 해 농가 지원이 가능하게 했다. 앞으로 수명이 다한 기존 보온커튼을 교체할 농가들이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선택하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이 관장은 “(비용은) 농가 부담 약 20% 정도를 통해서 커튼을 확산하는 게 목표다”며 “국비가 25%, 지방비 30%, 융자 25%, 농가 부담 20%로 지원하도록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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