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해당"…대법 재확인

파이낸셜뉴스       2025.01.23 14:45   수정 : 2025.01.23 14:45기사원문
세아베스틸 전·현직 직원 임금 소송
장애인수당·주휴수당 부분은 파기환송



[파이낸셜뉴스] 재직 여부 등 조건이 부여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변경된 판례가 재확인된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23일 세아베스틸 전·현직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금품으로, 연장·야간·휴일근무수당, 퇴직금 등의 산정기준이 된다.

세아베스틸은 직원들에게 정기상여금을 지급할 때, 재직 여부를 조건으로 달았다. 지급일 기준 재직자에게 상여금을 지급하고, 이전에 퇴사한 경우 상여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1심은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통상임금으로 규정한 당시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조건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특정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퇴직하면 전혀 지급받지 못하므로, 이같은 임금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근로자가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정기상여금의 지급조건이 성취될지 불확실해 고정성도 결여됐다"고 판시했다.

반면 2심은 1심을 뒤집고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재직조건을 붙인 것이 무효이므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고정급 형태의 정기상여금에 재직자 조건을 부가해 이미 제공한 근로에 상응하는 부분까지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다만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조건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장애인수당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와 일급제 근로자의 주휴수당 차액 청구 부분은 원심 법원인 서울고법에서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장애인수당의 경우 소정근로의 대가로 볼 수 없으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주휴수당은 정기상여금에 포함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주휴수당 차액이 지급돼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한화생명보험과 현대자동차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재직 여부나 근무 일수 등 조건이 부여된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기존 판례에선 각종 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갖춰야 한다고 봤는데, '고정성'을 폐기하도록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판례가 바뀐 것은 11년 만이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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