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면했다" 환율 안도감?…2월 한은 금리인하 '눈길'
뉴스1
2025.01.29 07:05
수정 : 2025.01.29 07:05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 달러·원 환율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한국은행의 2월 기준금리 인하 여지에 이목이 쏠렸다.
한은으로서는 앞으로 4주 동안 환율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국내외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경우 가장 편한 마음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된다.
반대로 한 달간 트럼프 대통령이 돌출 행보를 이어가거나 국제 금융 시장에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한다면, 한은은 금융 불안 가능성이라는 부담을 떠안은 채로 차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 임해야 한다.
29일 한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 전인 이달 13일 달러·원 환율은 1470.8원에 주간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해 12월 31일(1472.5원) 이후 약 2주 만에 다시 147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은 그 뒤 하락세를 이어갔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1일에는 1439.5원으로 전날(1451.7원)보다 10원 넘게 급락했다. 이어서 설 연휴를 앞둔 24일 1431.5원에 마감하면서 작년 12월 10일(1426.9원) 이후 한 달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당일부터 보편 관세 부과 등 소위 '관세 전쟁'을 선포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기우로 확인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는 소식도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달러 강세가 점차 잦아든다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환율이 1400원 후반대를 지속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해 갔다는 기대가 고개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하락세를 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은 상반기 점진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극단적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지 않아 환율이 다시 1450원을 넘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이 더 높아지지 않는다면 환율 상승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정부의 불공정 무역관행 조사나 재정 정책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환율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으나, 방향성 측면에서 1분기 중 달러 강세 압력 완화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환율이 연말·연초 대비 하향 안정화할 경우 한은은 2월 금리 결정의 무게추를 금융 안정에서 경기 부양 쪽으로 무리 없이 옮기면서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p) 인하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달 16일 새해 첫 금리 결정에서 한은은 고환율 등 외환 시장 불안 가능성과 12·3 비상계엄 사태를 비롯한 대내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시티는 "한은이 환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성장 둔화 대응을 위해 2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올해 총 3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환율을 높일 위험 요인은 여전히 잠재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외 정치 불안 재확산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는지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 등에 따라 환율은 다시 오름세를 나타낼 수 있다.
스위스 IB인 UBS는 "원화 환율이 금융위기 이래 최악의 실적을 보였으나 코스피 저가 매수 유입이 예상되고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도 늘어나면서 올해 5% 이상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미중 경쟁 심화에 따른 무역흑자 감소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연휴 중 장외에서 환율이 오르는 모습을 보여 오는 31일 개장 이후에도 환율이 예상 흐름을 따를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이 같은 역외 환율 상승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인공지능(AI)이 높은 성능 평가를 받으면서 미국 주요 기술주가 폭락하고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진 여파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콜롬비아에 대해 최고 5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발언 여파가 겹친 결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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