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국가로 가는 골든타임"… 오세훈의 규제철폐 ‘승부수’
파이낸셜뉴스
2025.01.30 18:39
수정 : 2025.01.30 21:14기사원문
吳 "규제개혁 넘어 철폐" 선포
서울시민과 난상토론 등 진두지휘
용도비율 완화 등 민간의견 반영
100일간 집중신고제도 가동 중
"벤처 숨통 막는 규제 없애야"
간편결제·헬스케어·자율주행 등
규제 풀고 급성장한 사례 참고해
대내외 불확실성 극복 발판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해 들어 '규제철폐'를 주요 정책목표로 내걸고 관련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계엄·탄핵정국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규제철폐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연초 신년사에서 선언한 후 한 달간 내놓은 '오세훈표' 규제철폐 정책을 평가하고, 어떤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짚어봤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일 '규제철폐'를 강조하고 있다. 신년사에서 처음 필요성을 언급한 뒤, 100일간 규제철폐 집중신고제를 운영하는 등 체감할 수 있는 정책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민과 난상토론을 한 데 이어, 연초 한 달 만에 8개의 규제철폐를 발표하며 가속페달을 밟는 중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금이 과감한 규제 개혁의 '골든타임'이라는 게 오 시장의 판단이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신년사를 통해 "사회·경제의 숨통을 틔우고 활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근본적 원인요법으로 '규제개혁'을 넘어 '규제철폐'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개인의 창의가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의 규제 철폐는 구호에만 그치지 않았다. 1월 3일부터 4월 12일까지 100일간 서울시민 누구나 서울시정 전 분야의 불합리·불필요한 규제를 신고할 수 있는 집중신고제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어 1월 한 달간 서울시 모든 직원이 참여해 폐지·개선해야 할 불필요한 규제를 집중 발굴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취합했다.
14일엔 오 시장이 직접 기획해 서울시민 100인이 참여한 규제철폐 난상토론 '규제풀어 민생살리기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를 통해 한 달간 발표한 규제철폐 정책은 △용도비율 완화 △환경영향평가 면제 확대 △도시규제지역 정비사업 공공기여 비율 추가 완화 △통합심의 대상에 소방성능·재해분야를 포함해 사업 인허가 기간 2개월 이상 단축 △공원 내 상행위 제한적 허용 △입체공원 도입 △서울매력일자리 연령 상한 폐지 △돌봄SOS의 서비스별 상한 기준 폐지 등 8개다. 일주일에 2개꼴로 규제철폐 정책을 내놓은 셈이다.
오 시장의 규제철폐 정책은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서울시는 2022~2024년 규제샌드박스로 24건의 규제를 해소했다. 이를 통해 세컨시드롬은 셀프스토리지 서비스로 13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또 로드시스템은 '트립패스 모바일여권' 플랫폼으로 '2024 CES 최고혁신상' 2관왕을 달성했다.
■美 트럼프, 규제철폐 통해 성장 도모
미국에서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며 규제혁신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연방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기업 활동과 경제성장을 옥죈다고 평가, 규제철폐나 규제완화를 주요 정책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내세운 텐포원(10 for 1) 정책은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때 기존 규제 10개를 철폐하겠다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철폐에 대한 각오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텐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21년 재임 당시 내세운 투포원(2 for 1)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규제로 인한 총 규제비용이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2020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규제 1개 신설 시 기존 규제 7.6개를 폐지해 정책목표를 3배 이상 초과 달성했다. 연간 1억달러(약 1400억원) 이상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의 경우 새로운 규제 1개당 기존 규제 2.5개를 폐지했다. 이로 인한 경제 효과는 2017~19년 450억달러(약 64조원)에 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에너지, 금융, 헬스케어, 기술 분야에서 더 많은 규제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1등 대한민국 위해 규제 철폐해야"
오 시장은 지난 2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첨단 기술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벤처기업들의 숨을 못 쉬게 하는 엄청난 규제는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라며 "안 되는 것 빼고는 할 수 있게 해주고, 안 되는 걸 가려내는 획기적 시스템 없이 대한민국이 1등 국가로 가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규제철폐를 통한 성공사례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5년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으로 비금융 기업의 간편결제 서비스 진입을 허용하면서,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이 출범했다. 2024년 기준 간편결제 이용자는 3000만명을 넘어서며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일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의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그 결과 2020년부터 2024년 7월까지 건강보험을 통한 비대면 진료는 1032만건이다. 같은 기간 의료급여 수급권자 진료는 65만건에 달했다.
2016년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제를 도입해 기업과 연구기관이 실제도로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했다. 2023년 기준 300건 이상의 임시운행허가가 이뤄졌다. 현재 현대자동차, 네이버랩스, 카카오모빌리티 등 다양한 기업이 임시운행허가로 자율주행차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인공지능(AI) 학습데이터와 주행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해 익명화된 차량 데이터의 활용을 허용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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