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존재감...지난해 코넥스 시총 6년새 최저

파이낸셜뉴스       2025.02.09 17:36   수정 : 2025.02.09 17: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넥스 시가총액이 6년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치고 거래 대금과 종목도 급격히 쪼그라드는 등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올해 들어 코넥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도 거의 없어 당초 취지대로 중소기업 자금 조달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넥스 시가총액은 3조1038억원으로 2018년 6조2504억원이후 6년래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같은기간 반토막으로 급감한 규모다. 전년과 비교해도 7432억원 줄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해 19억 4000만원까지 줄었다. 역대 최고치인 지난 2021년 74억 1000만원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전년 25억7000만원에 비해서도 24.5%(5억3000만원) 줄어드는 등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코넥스 시장은 자금 조달이 어려운 초기 중소·벤처기업에 자금 마련 수단을 마련해주기 위해 지난 2013년 개설한 초기·중소기업용 시장이다. 중소기업의 외부 자금 조달의 압도적인 은행 자금 비중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갈수록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우선 표면적으로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 수가 줄었다.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기업은 6개사로 전년(14개사) 대비 절반도 되지 않는다. 반면, 14개사가 상장폐지하면서 총 상장기업수는 121개사이다. 지난 2018년 153개사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이 중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거래가 이뤄진 종목 수는 99곳으로 전체 상장 종목 대비 82% 수준에 그쳤다. 지난 2017년 이후 8년 만에 100개사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고금리, 고환율 등 악재가 완화되며 국내 증시가 회복하고 있지만 코넥스 시장 개선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시 회복에 힘입어 지난 7일 기준 코넥스 시장 시가총액은 3조2313억원으로 소폭 회복했지만 2018년과 비교하면 반토막이다. 지난해 말 상장 신청한 오션스바이오가 지난달 상장한 것 외에 올해 새롭게 상장 신청한 기업은 없다.

일평균 거래 대금은 지난 1월 12억 4000만원까지 뚝 떨어졌다가 2월 27억5000만원까지 늘었는데 단일 종목의 거래 개선이 주도했다.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일평균 거래 대금이 1월 11억 358만원에서 2월 3~7일엔 4억3980만원 수준까지 약 4배 뛰었다. 이를 제외하면 SK시그넷(1억9257만원→1억4810만원), 로보쓰리에이아이(1억5764만원→1억2957만원), 프로젠(1억2402만원→1억608만원), 펨토바이오메드(8906만원→7017만원) 등 거래 상위 종목 일평균 거래 대금이 일제히 줄었다.

코넥스 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진 주요 원인으로는 코넥스 상장사의 자금조달 부진과 코스닥 상장 기준 완화로 인한 직상장 선호 증가 등이 꼽힌다. 과거에는 코넥스 시장이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관문으로 인식됐지만, 점차 기업 수요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 기준이 완화된 반면 코넥스 시장에서는 원하는 만큼 자금 유치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넥스 시장 역할과 기능 재정비를 강조한다. 강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본적으로 코넥스는 개인 투자를 위한 시장이 아니다. 밸류에이션 평가가 어렵다"며 "기관, 전문 투자자가 투자를 하지 않으니 기본예탁금 제도, 소액투자전용 계좌 제도 등 개인투자자 보호장치를 풀면서까지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성공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거래소는 자본시장연구원에 '증권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맡겨 코스닥·코넥스 구조개편을 고려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발표한 '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에서는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고상범 금융위 자본시장 과장은 "큰 그림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공론화 작업도 필요하다"며 "논의 과정에서 의견을 수렴을 통해 제도 개선을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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