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LTV 담합 아니다"…공정위 재조사 이번엔?
뉴시스
2025.02.14 07:02
수정 : 2025.02.14 07:02기사원문
공정위, 2년간 결론 못내리고 재조사 나서 금융권 술렁…"LTV 공유 리스크 관리 차원"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의혹에 대한 재조사에 들어가면서 은행권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지난 2023년 2월 조사를 시작한 공정위가 약 2년간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가 재조사에 들어간 것인데, 은행권에서는 "무리한 조사"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LTV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선 공정위는 지난 10일 우리은행, 12일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조만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서도 현장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대출 한도가 낮아지게 된 금융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금리의 신용대출을 추가 이용하게 돼 결과적으로 피해를 입게 됐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LTV 비율을 담합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공정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대출을 할 때 담보도 중요하고, 신용등급도 중요하기 때문에 LTV보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이 영향을 더 미칠 수 있다"며 "담합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은행 대출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며 "LTV를 올려주는게 더 많은 이자를 낼 수 있는데 맞출 이유가 있겠냐"고 했다. 은행들이 낮은 수준의 LTV를 책정해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이용하도록 유도했다는 공정위 주장과 관련해서도 "기업대출의 경우 신용이 높은 기업은 오히려 신용대출 금리가 더 낮게 책정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LTV 정보 교환은 단순히 담보물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게 은행 측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LTV 정보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고, 은행들이 LTV 정보를 교환하는 건 단순히 리스크 관리 치원이지, 이득을 보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한 건물에 대한 LTV 비교를 통해 이 매물의 잠재적 리스크를 확인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23년 2월 '금융분야 과점을 해소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1월 4대 은행의 LTV 담합 혐의를 포착해 각 은행에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법원의 1심 격인 공정위 전원회의가 개최됐으나 최종 결론이 나지 않고, 재심사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재조사를 통해 4대 은행의 위법성이 입증되면 공정위가 '정보 교환 담합' 혐의로 제재를 내리는 첫 사례가 된다. 공정위는 지난 2020년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사업자 간 가격·생산량 등 정보를 주고받아 경쟁이 제한되는 경우 이를 담합으로 볼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혐의 인정 시 '매출의 20%'인 과징금 비율에 따라 은행들에 수천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양측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혐의 입증을 통한 제제로 이어질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만약 공정위가 조사 과정에서 담합 혐의에 대한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할 경우 무리한 조사로 금융권에 혼란을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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