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평화 논의한 유럽 정상들… 결국 美 없이는 힘들어
파이낸셜뉴스
2025.03.03 15:20
수정 : 2025.03.03 16: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 워싱턴 백악관 회동이 결렬되자 유럽 국가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두 정상간 관계 회복과 유럽 안보에 대한 책임이 시급해진 유럽 정상들이 백악관 회동 이틀뒤인 런던에서 모여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또 우선 1개월 휴전하는 방안도 내놨다고 보도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참석 대표들이 국방력 강화와 우크라이나 평화 확보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며 그러나 여기에는 미국의 이해와 병력 등 군사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 유럽, 1개월 휴전 제안
스타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및 대 러시아 경제적 압박 ▲우크라이나의 모든 평화 협상 참여 ▲평화 협정 타결시 우크라이나 국방력 강화 ▲전후 평화 보장을 위한 우크라이나 방위 공조 마련 등 4가지를 합의했다고 말했다.
FT는 유럽 정상들이 유럽이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우크라이나 평화는 미국 백악관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 보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또 다른 침략 가능성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제공이 중요하다며 " '강철 같은 고슴도치'로 만들어 놔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EU의 재무장이 시급하다며 달라진 지정학적 상황에 맞게 방위비 증액을 급격히 늘릴 것도 요구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참가국 대표들은 1개월 동안 공중과 해상을 통한 공격과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휴전안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휴전을 통해 러시아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으며 스타머 총리는 휴전이 합의되면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상군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전후 우크라이나 안정을 위한 파병 문제를 프랑스 등과 논의해 미국이 후방에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계획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영국과 프랑스의 1개월 휴전 제안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논평을 하지 않았으나 이보다 앞서 2014년 러시아가 동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합의된 휴전을 지키지 못했다며 휴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美, 젤렌스키 사임 목소리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8일 백악관 회동 결렬후 트럼프 대통령과는 직접 연락이 없지만 두나라 관리들간 소통이 있었으며 자신은 계속 협상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또 백악관에서 서명이 무산된 미국과의 광물 협정 체결을 위해 우크라 장관들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광물 협정 서명으로 우크라이나가 전략적으로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며 경제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이 미국의 안보 약속을 구체적으로 보장하지는 않으나 미국이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에 개입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정치과학 교수 아우렐 브라운은 채널뉴스아시아(CNA)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후 우크라이나 채굴 활동에 투자하는 미국이 이를 보호하기 위해 결국 안보 보장을 해줄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연구원 로빈 니블렛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에 서명하면 주권 국가인 우크라이나의 생존에 직접 개입하는 것으로 이것은 (우크라이나에게) 대대적인 전략적 이득"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백악관 미-우크라 정상회담이 말다툼으로 끝나자 일부 미 백악관 관리들과 공화당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 회동에서 보인 태도는 무례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왈츠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을 다음 단계로 이끌지 못하고 종전 이전에 선거에서 패한 윈스턴 처칠 총리와 젤렌스키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비교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겸허한 모습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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