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60대부터가 '인생 VIP'
파이낸셜뉴스
2025.03.03 18:24
수정 : 2025.03.03 18:24기사원문
노인 대신 靑노년의 시대
60세 이상이 순자산 증가율 1위
돈 안쓴단 인식 깨고 '머니 파워'
강남권 백화점 '큰손' 자리잡아
작년 취업자수는 50대 이어 최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들고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시작하며 전통적인 노인의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부양의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추구하는 사회의 중요한 축으로 떠올랐다. 파이낸셜뉴스는 재력과 건강, 활발한 사회참여를 하는 새로운 계층인 '청노년'의 다양한 모습과 이들이 만들어 갈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조망해 보고자 한다.
인생에서 가장 풍요롭고 안정적이며 사회적으로도 영향력이 큰 전성기는 언제일까. 흔히 40~50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대한민국의 각종 데이터는 60대가 전성기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대별 순자산 보유액에서 60세 이상이 5억1922만원을 기록, 전년(4억8630만원) 대비 6.8%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39세 이하의 순자산은 오히려 6.4% 감소했다.
대한민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했던 2017년과 비교해도 이러한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2017년 60세 이상의 순자산은 3억3393만원이었으나,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2024년까지 55.5% 증가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빠른 자산 증가 속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40대는 46.9%, 50대는 40.2% 증가에 그쳤다.
60대의 '머니파워'는 단순히 순자산 증가에만 그치지 않는다. 소비에서도 명확히 드러나며, '노인은 소비력이 낮다'는 기존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강남권 대표적인 고급 백화점인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지난해 매출 비중을 보면 60세 이상 고객이 1위를 차지했다. 연령별 매출 비중은 60대 이상이 27.3%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50대가 26%, 40대가 25.2%를 기록했다. 30대 이하는 21.4%에 그쳤다. MZ세대의 소비력이 커졌다고 해도 60대의 구매력을 뛰어넘지는 못한 것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특정 연령층을 겨냥한 브랜드가 많았지만, 이제는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를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브랜드들이 실구매층의 연령대를 고려해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젊어 보이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포지셔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60대의 영향력은 소비뿐만 아니라 고용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은퇴보다는 현역으로 남고 싶어 하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연령대별 취업자 수 및 증감 추이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648만9000명으로 50대(667만8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년 대비 증가폭이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26만6000명 증가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반면 15~29세 취업자 수는 14만4000명, 40대는 8만1000명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경북행복재단 대표)는 "기존의 노인세대와 지금의 노인세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노인 빈곤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연금을 기반으로 노후를 준비한 새로운 노인세대가 등장하면서 노인계층의 구성이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른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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