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외교와 과기정통부의 역할
파이낸셜뉴스
2025.03.05 18:02
수정 : 2025.03.05 18:02기사원문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이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암호기계 '에니그마'를 해독해 영국의 승리를 이끈 실화 기반 영화로, 혁신적 과학기술이 외교와 전쟁의 양상을 바꾼 대표적 사례라는 설명이 있었다. 과학기술외교가 오랜 기간 역할을 해 왔음을 알 수 있었고, 과학자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과학기술외교는 미국과학기술총회(AAAS)와 영국 왕립학회가 전 세계 과학인들과 함께 2010년 창안한 개념으로 'The New Frontier' 보고서를 통해 발표됐다. 간단히는 과학을 위한 외교, 외교를 위한 과학, 외교에서의 과학으로 구성되며 과학기술 협력협정, 국제공동연구 및 해외공관의 과학관 등이 그 행정적 예시다.
신과학기술외교 개념이 발표되고 지금의 국수주의와 보호무역, 안보위기로 인해 자유로운 연구환경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과학기술 주무부처의 차관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지금까지는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국가별 경쟁이 더욱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우리의 외교채널을 활용해 해외 우수한 기술에 접근하고, 동시에 이러한 활동이 안보위기로 인해 제약을 받지 않도록 대응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과학자의 역할이다. 민감한 국제 관계에서 외교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과학계에서 검증된 증거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비즈니스, 학계, 문화, 언론 등 다양한 분야 간 교류를 통한 비공식 외교 기반 협력도 과학기술외교의 한 방편인데 재외한인과학기술인협회 등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이나 과학문화 국제협력 활동이 그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과학자 네트워크가 외교안보 위기에 다양하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3년 '글로벌 R&D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 차세대 반도체 국제공동연구 등 주요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치열한 기술경쟁 속 글로벌 R&D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신과학기술외교 개념을 우리 정책과 제도에 조속히 반영해야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정세에도 흔들림 없이 과학기술 강국 위상을 지킬 수 있도록 다짐해 본다.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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