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영광서 저출생 대책 실마리 찾아볼만
파이낸셜뉴스
2025.03.09 19:35
수정 : 2025.03.09 19:35기사원문
출산시 1억, '1000원 주택' 등 혜택
보육·주거·일자리 맞춤형 정책 중요
전남 영광군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71명으로 6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0.75명의 배가 넘는다. 인구 증가율과 출산율 1위를 한 두 지자체는 공통점이 있다. 적극적인 결혼·출산 장려와 지역 맞춤형 보육·주거 대책이다. 국가적 저출생과 지방소멸에 대응한 해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천은 출생아 수 증가율, 순이동률 모두 전국 1위의 기분 좋은 신기록 행진 중이다. 가장 큰 이유는 육아와 거주에 대한 파격적 지원, 이른바 '인천형 저출산 대책'에 있다. 아이플러스 1억드림은 인천에서 태어나는 아이에게 18세까지 총 1억원을 지원하는 제도로 인구유입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존 국비·지방비 지원금 7200만원에 인천시 자체 예산으로 280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1000원 주택'도 반향이 크다.
영광군이 6년 연속 합계출산율 1위 자리를 지킨 비결도 맞춤형 지원에 있다. 군은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를 목표로 42개의 대책을 시행 중인데, 우선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신혼부부에게 500만원을 준다. 출산하면 양육 지원금을 첫째 500만원, 둘째 1200만원, 셋째 이상은 최대 3500만원을 지급한다. 2024년 이후 출생아부터는 18세까지 매월 20만원의 출생기본수당도 제공한다. 청년 신규 채용 기업과 근로 청년에게 1인당 최대 2160만원을 3년간 지원하는 100억원 청년발전기금의 역할도 크다.
인구 정책은 결혼·출산·보육·일자리·주거 정책과 같은 고리에 연결돼 있다. 하나라도 끊기면 순환하지 않는다.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청년들이 무엇을 절실히 희망하는지 살피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이를 기르기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양육 대책도 같다. 내가 일하고 납세하는 도시에서 행복하게 출산·보육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어야 한다. 그것이 출생률과 인구 유입으로 연결될 것이다.
9년 만에 반등한 합계출산율 추세를 이어가려면 인천·영광의 맞춤형 대책에서 실마리를 찾아볼 만하다.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자리와 거주, 보육 부담을 실질적인 재정 지원으로 덜어주는 것만 한 게 없다. 중앙정부의 저출생 대책에 더해 지자체가 맞춤형으로 조화를 이뤄내야 인구 정책은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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