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가 중요한 이유
파이낸셜뉴스
2025.03.18 17:59
수정 : 2025.03.18 17:59기사원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로 가는 군사지원을 비난하며 계속 돈 문제를 꺼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공짜로 미국 세금을 받아가면서 감사할 줄 모른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넘어 트럼프의 막무가내 억지로 미국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고 혀를 찼다.
과연 트럼프는 생떼를 부린 걸까? 시비의 핵심은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다.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에는 1700개 이상의 전략 핵탄두가 남아 있었다. 당시 미국과 러시아, 영국은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기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각서에 공동 서명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불법 합병하고, 2022년 침공에 나설 당시에도 각서를 언급했다. 미국은 무기와 돈을 제공했지만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에 사는 우리도 웃을 처지가 아니다. 우리가 쥐고 있는 종이에도 구멍이 많다.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는 나토 헌장 5조와 달리 유사시 미국의 자동개입을 명시한 조항이 없다. 3조에 무력공격 발생 시 "공통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한다"는 문구가 전부다. 물론 미국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이전에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는 만큼 너무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 다만 미국이 새로운 패권주의를 추구하며 공공연히 나토 헌장을 어긴다고 위협하는 이때 우리는 미국이 거절할 수 없는 카드를 소매에 넣어둬야 한다. 그게 힘이든, 돈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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