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나노 택배' 기술 개발… 암 진단·맞춤형 치료 '청신호'
파이낸셜뉴스
2025.03.26 11:03
수정 : 2025.03.26 11:03기사원문
POSTECH 오승수 교수팀, 특정 단백질만 정밀 타겟 변형 기술 개발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신소재공학과 오승수 교수팀은 우리 몸 속의 특정 단백질만 골라서 정밀하게 변형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기술은 복잡한 생체 환경에서 마치 '나노 택배'처럼 원하는 단백질을 찾아가 풀을 바른듯 잘 붙게 한뒤 필요한 물질을 단백질에 붙여 성질을 바꿀 수 있다. 이를통해 표적 항암제 같은 신약을 개발하거나 맞춤형 정밀 치료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승수 교수는 "이 기술은 단백질 기반 치료제, 생체 영상 기술, 표적 약물 전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이끌어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조혜성 박사는 "이는 특정 단백질을 원하는 대로 정밀하게 변형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항체 약물 결합체 개발 뿐만아니라 다양한 생명 현상 연구로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압타머가 우리 몸 속 수많은 단백질 중에서 목표로 하는 특정 단백질만을 정확하게 인식해 결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는 마치 택배 차량이 정확한 주소를 찾아가는 것과 유사하다. 압타머가 목표 단백질에 도착하면, 함께 결합된 dOxa가 그 단백질의 원하는 특정 부위에 '풀'처럼 강력하게 달라붙어 화학적인 변형을 유도한다.
실험 결과, 이 '나노 택배' 시스템은 45개의 다른 단백질이 존재하는 환경에서도 단 하나의 표적 단백질에만 dOxa를 선택적으로 결합시키는 정확성을 보였다. 또한 dOxa는 기존 변형 물질 대비 약 100만 배 높은 안정성을 유지했다. 뿐만아니라 실온 보관이 용이하고, 우리 몸과 유사한 환경에서도 4시간 안에 거의 100% 결합하는 높은 효율성을 입증했다.
특히 연구진은 살아있는 암세포에서 암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주요 지표 단백질(PTK7)을 동시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선택적으로 나타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개발된 '나노 택배' 기술이 실제 생체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다. 이를 통해 암세포 내 특정 단백질의 움직임과 역할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암 성장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화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미국화학회지(JACS)'에 발표했으며, JACS가 우수성을 인정해 부표지 논문으로 선정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