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절박감을 갖고 과거의 관성 떨쳐야" 사장단에 주문
파이낸셜뉴스
2025.03.27 16:18
수정 : 2025.03.27 16:18기사원문
구광모 LG그룹 회장, 올해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 주재
[파이낸셜뉴스]"'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진입장벽 구축'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자본의 투입과 실행의 우선순위를 일치 시켜야 하며, 이는 미래 경쟁의 원천인 연구개발(R&D) 역시 마찬가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창립 78주년인 27일 올해 첫 사장단 회의를 소집, 그룹 위기 극복 방안 등을 주제로 계열사 사장들과 머리를 맞댔다. 특히 구 회장은 글로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기업 생존을 위해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올해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주재했다. LG는 분기마다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경영 현안을 공유하는 사장단 회의를 운영하며 미래 전략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 이번 사장단 회의에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구본무 선대회장의 2017년 신년사(창립 70주년)를 공유하며 "당시에도 올해와 같이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경제 질서의 재편이 본격화되는 시기였고 경쟁 우위 지속성, 성과 창출이 가능한 곳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이를 위해 사업 구조와 사업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하지만 그동안의 변화를 돌아보면 경영환경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일어난 반면, 우리의 사업 구조 변화는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고, 그러기에 더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사장단이 주도적으로 회사의 변화를 이끌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일부 사업의 경우, 양적 성장과 조직 생존 논리에 치중하며 경쟁력이 하락해 기대했던 포트폴리오 고도화의 모습을 만들어 내지 못했고, 이런 모습이 그동안의 관성이었다"며 "절박감을 갖고 과거의 관성,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를 떨쳐내자"고 했다. 그러면서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골든 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계는 구 회장이 주력 산업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LG 주주총회에서도 구 회장은 서면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국제 관계, 경제 환경의 변화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혁신의 가속화 등으로 시대 질서의 거대한 축이 변하고 있고, 이는 LG에게 '새로운 성장의 사고'를 요구한다"고 하며 컴플라이언스 경영(준법경영 등 사회적 책임 강화)과 배터리 등 핵심 주력사업 육성을 '새로운 성장 해법'으로 제시했다.
특히 구 회장은 "배터리와 같은 산업은 미래의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고,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언급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등에 대한 투자 확대 및 기술 확보 등에 관한 후속 조치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도 따른다.
soup@fnnews.com 임수빈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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