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퇴장에 트럼프 속내는..“누구든 관계 유지” vs “이재명 동맹 약화”
파이낸셜뉴스
2025.04.04 15:22
수정 : 2025.04.04 15: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서 새 정권이 들어서는 수순을 밟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 입장에서 한국은 혼란의 연속이다. 예상에도 없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 이어 새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트럼프 정부는 출범한 지 반년이 돼서야 한국의 정상정부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의 조기 퇴장과 권력공백기, 새로운 정권까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 이날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미 정부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어 더욱 궁금증을 일으킨다. 이를 엿볼 수 있는 단초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전날 한국에 남긴 발언들이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도 의회의 견제와 탄핵소추에 시달렸다는 점을 들어 윤 대통령에 대한 공감을 표하며 “트럼프 정부에서 만난 사람들한테 느낀 건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권교체 수순을 밟더라도 한미동맹은 굳건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전체 역사를 고려할 때 지금의 일은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며 “차기 대통령이 누구든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알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지도자가 누구든 한미동맹은 지속된다는 건 외교당국 차원의 원론적인 입장에 가깝다. 헌재 선고가 나기 전 발언인 만큼 향후 한미관계를 위해선 최선의 발언이다.
반면 같은 자리에서 보다 노골적으로 의도를 담은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고든 창 미국 시사평론가이다.
창 평론가는 포럼에 화상으로 참여해 “한국에 두 달 안에 좌익정권이 들어오면 한미동맹이 어려워진다”며 “민주당은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이 대표도 미국에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해 한미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창 평론가는 미국 내에서도 여러 차례 윤 대통령 직무복귀 필요성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온 바 있다. 조기 대선에 돌입하면 이 대표가 차기대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에서 주장을 편 것이다.
다만 창 평론가의 시각을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도 공유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윤 대통령 탄핵정국과 관련해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한 적이 없어서다.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전화통화 등 직접적인 교류도 없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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