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기대 부응 못해 죄송".."대선 꼭 승리하길 바란다"
파이낸셜뉴스
2025.04.04 16:01
수정 : 2025.04.04 18:37기사원문
대통령실 실장 및 수석급 전원 일괄사의 표명
한덕수 권한대행, 일괄 사표 반려
대통령실, 대통령 상징 '봉황기' 내려
국민의힘 지도부에 미안함과 고마움 전해
[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4일 선고했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윤 전 대통령은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히면서 사실상의 승복 메시지를 전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국가원수를 상징하던 봉황기가 내려졌고, 직무 정지 기간에도 대통령의 공식 행보를 보여주는 영상은 이날 오후 화면이 꺼지는 등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은 정리 수순을 밟아나갔다.
이날 오후 관저에서 윤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와 만나 "시간이 많지 않기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변호인단을 통해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면서 "많이 부족한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란 표현을 시작으로 네 문장의 짧은 입장을 담은 윤 대통령의 이같은 메시지는 사실상의 승복 메시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남동 관저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과 30분간 만난 자리에서 "성원해 준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비록 이렇게 떠나지만 나라가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헌재의 탄핵 인용에 따라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조만간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거처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변 정리와 사저 정비 등을 위해 며칠간 관저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인용 뒤 경호 대비책 등을 마련하느라 헌재 결정 이후 이틀 정도 지난 뒤에야 서울 삼성동 사저로 이동한 바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현안 업무보고와 국무회의 소집,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 등 윤 대통령의 업무 복귀를 대비하던 대통령실의 움직임은 헌재의 파면 선고에 멈춰섰다.
이날 오전 11시22분 헌재의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약 17분 뒤인 오전 11시 39분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정면 외벽 앞에 게양된 봉황기는 내려갔다.
국가원수이자 대통령을 상징한 봉황기는 오전 11시 40분께 하기를 시작해 1분만인 11시 41분께 완전히 내려졌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용산 소재 국방부 본관 건물을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하기로 하면서, 취임 후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청사로 이전해 사용해왔다.
대통령의 공식 행보를 보여주는 영상도 이날 점심시간을 이후로 화면이 꺼졌다.
이같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성태윤 정책실장·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 3실장과 장호진 외교안보특별보좌관, 8명의 수석비서관, 안보실 1·2·3차장 등 실장 및 수석급 이상 참모진 전원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으나, 한덕수 권한대행은 대통령실 고위직 참모진들의 일괄 사표를 반려 조치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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