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재고 3개월치로 일단 버틴다…정부 간 협상 촉각
파이낸셜뉴스
2025.04.08 15:14
수정 : 2025.04.08 15:14기사원문
현대차·기아, 美딜러 보유 재고 3개월 안팎
상반기에는 가격 인상 없이 버티기 전략 세워
'트럼프 설득' 우리 정부 관세 협상에 촉각
관세율 유지되면 하반기부터는 타격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시작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앞서 25%라는 품목별 관세가 부과된 자동차의 경우 상호관세(한국 25% 부과)를 추가로 적용하지 않기로 해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품목관세만으로도 큰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미국 현지에서 3개월치의 판매 물량을 재고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일단은 가격 인상 없이 최대한 버티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미국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오는 6월 2일까지는 현지에서 차량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일단은 보유한 재고분으로 판매량을 유지하고, 추후 상황을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딜러들이 보유한 재고 물량은 3.2개월, 기아는 2.8개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재고 물량(2개월 수준) 보다는 1개월 정도 많은 수준이다.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 조치는 각 국가별로 세율이 다른 상호관세와 달리 한국산 제품뿐만 아니라 모든 수입차에 동일한 25%가 적용된다는 점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가 관세 부과에도 일단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한 만큼, 당분간은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제너럴 모터스(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점유율 4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 업체인 GM과 포드를 빼면 도요타와 현대차·기아가 현지에서 수입차 점유율 1·2위 업체인 셈이다.
현대차·기아 최고경영자(CEO)들은 상황을 따져보며 셈법 계산에 들어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일 서울모빌리티쇼 언론 공개 행사에서 "발표된 (미국) 관세 조치에 대해 그 영향을 면밀히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도 "기아는 (미국 관세 정책에) 가장 유연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방향 설정이 나오면 어떻게 신속하게 대응할 건지 연구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일단은 버티는 전략을 세운 현대차·기아는 양국 정부 간 관세 관련 추가 협상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25% 관세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결국에는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 재고량을 보면 6~7월부터는 관세로 인한 타격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판매량은 일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현지 생산 확대를 더욱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연 12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춰 '메이드 인 USA' 차량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다만 현재로선 연 100만대 수준만 생산이 가능해, 50만~70만대가량은 관세에 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한국GM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수출 차종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는 현지에서 팔리는 기본가격이 2000만원대인 '가성비' 차종이어서 25% 관세가 붙으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차원에서 단기적으로는 대미 통상 외교를 강화해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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