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가계대출 불안에 숨고르기… 5월 인하 가능성 커졌다

파이낸셜뉴스       2025.04.17 18:15   수정 : 2025.04.17 18:15기사원문
관세 충격 경기하방 리스크 확대
5월 성장률 전망 큰폭 하향 예상
이창용 "통화·재정정책 공조해야
12조 추경, 성장률 0.1%p 효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1400원대에서 요동치는 원·달러 환율과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재점화된 가계부채 불안에 관망을 선택했다. 다만 한국은행마저 1·4분기 역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됐다는 평가다.

■美관세에도 금리 동결

17일 한은 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11월, 올해 2월 세 차례에 걸쳐 각각 0.25%p씩 금리를 내린 뒤 숨 고르기에 나섰다. 성장이나 물가만 보면 금리인하가 필요하지만 여러 정책 불확실성과 금융안정, 자본유출입을 함께 고려해 일단 금리를 동결하고 지켜보자는 취지다.

특히 원·달러 환율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제 번복에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확산된 것도 금리 동결의 재료가 됐다.

성장 하방 리스크 확대에 5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치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낮아질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해외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다음 달 수정 경제성장률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측된다. 한은은 "지난 10일 기준 주요 40여개 IB 등 시장 참가자들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중위값은 1.4%, 하위 25%는 1.1%"라고 전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언급했듯 정치 양극화 환경에서 명확한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이를 고려하면 한국은행은 대선 직전이라는 시기적인 부담이 있더라도 5월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이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밝힌 것도 다음 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에도 신성환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했고, 2월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25bp(1bp=0.01%p) 인하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 같은 패턴은 다음 회의에도 적용이 될 가능성이 높아 5월에 25bp 인하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만으로 온기 전달 어려워

다음 달 금리인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큰 폭의 경기 부양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경기가 나빠질 때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양쪽이 공조해야 한다"며 "통화정책만으로 (경기를 부양)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 부양책을 통해 성장을 올려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그 정도에 대해서는 합리적 기대를 하면 좋겠다"며 "기존 전망치(1.5%)에서 낮춘다고 할 때 그 떨어지는 전체를 경기 부양으로 올려야 한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12조원 규모로 편성된 추가경정예산도 성장률 하방 압력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봤다. 이 총재는 "추경을 12조원 규모로 집행하면 경제성장률을 0.1%p가량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당초 15조~20조원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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