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2차 사고 예방 긴급대피 알림시스템' 사망자 절반 줄였다
뉴시스
2025.04.18 06:03
수정 : 2025.04.18 06:03기사원문
도로공사, '2차사고 예방' 긴급대피 알림 사각 없애 경부선·영동선 버스차로 개선…통행속도 향상 효과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믿고 달리는 안전한 고속도로를 만드는 것. '국토의 대동맥' 고속도로 관리·운영을 총괄하는 한국도로공사의 핵심 목표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18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최근 고속도로 2차 사고 예방을 위한 긴급대피 알림시스템을 도입하고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개선함으로써 고속도로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고속도로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보험사 데이터베이스(DB)를 연계한 '긴급대피 알림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2차 사고는 차량이 100㎞/h 이상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 특성상 사고나 고장으로 정차한 차량이나 사람을 뒤따르던 차량이 추돌해 발생하는 사고다.
2022~2024년 최근 3년간 고속도로 2차 사고 사망자 수는 85명으로 일반 사고 사망자(381명)보다 적지만 치사율은 일반사고(8.4%)의 6배에 육박하는 49.7%다. 2차 사고가 나면 2명 중 1명은 사망한다는 얘기다.
하이패스 단말기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긴급대피콜'은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어가 등록정보가 일치하지 않으면 2차 사고 대피 안내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이에 도로공사는 더 많은 고속도로 운전자들에게 신속하게 대피 안내를 하기 위해 보험개발원, 자동차보험사 등과 민관협업으로 자동차 보험 가입자 정보를 활용해 '긴급대피 알림시스템'을 구축했다.
협업 초기에는 보험업계에서 일부 운전자 개인정보 관련 우려도 제기했으나 도로공사는 관련 문제를 해소하고 시스템 개선 비용을 부담하는 등 오래 설득해왔다.
지난해 하반기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한 결과 긴급대피 안내 성공률은 48%에서 64%로 16%포인트(p) 증가했다. 2차 사고 사망자 수도 상반기(21명) 대비 절반 이하인 10명으로 줄었다.
도로공사는 노력을 인정받아 행정안전부 '2024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사회간접자본(SOC) 공기업 중 유일하게 장관상을 수상했다.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도로공사의 노력은 '비트밖스' 캠페인에서도 엿볼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거나 차량 고장으로 2차 사고가 우려될 때 취해야 할 행동요령 '비트밖스'(비상등 켜고→트렁크 연 뒤→(도로) 밖으로 대피해→스마트폰으로 신고)는 자동차 운전자라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문구다.
◆버스전용차로만 바꿨을 뿐인데…통행속도 향상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로 시스템 개선만으로 통행속도를 높인 사례도 눈길을 끈다.
버스전용차로는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고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고속도로의 경우 1995년 경부고속도로, 2017년 영동고속도로를 대상으로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됐다.
이후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버스 이용이 늘어나면서 평일 경부선 버스전용차로의 연장 필요성이 제기됐다. 주말 영동선의 경우 일반차로 정체로 인해 버스전용차로 폐지 민원이 쇄도했다.
개선 논의를 시작한 단계에서는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제도에 관련된 국토교통부, 경찰청, 도로공사의 의견차이가 있어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도로공사는 2028~2024년 7년간 차종별 교통량, 통행속도 등 교통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 결과를 기반으로 2년에 걸쳐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양재나들목에서 오산나들목(39.7㎞)까지 운영 중인 경부고속도로 평일 버스전용차로는 양재나들목에서 안성나들목(58.1㎞)까지 연장됐다. 주말 신갈분기점부터 호법분기점까지 운영했던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는 폐지됐다.
그 결과 경부고속도로 버스 평균 통행속도는 87㎞/h에서 101㎞/h로, 영동고속도로 일반 차량 통행속도는 58㎞/h에서 73㎞/h로 각각 14㎞/h, 15㎞/h 향상됐다. 고속도로 이용자 만족도 역시 40점에서 78점으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도로공사는 이 제도 개선으로 교통정체 개선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범정부 데이터 분석 활용·공모전'에서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은 "뉴모빌리티 시대에 발맞춰 더 안전하고 편리한 고속도로 실현을 위해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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