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이 그린 '반구대' 8년 만에 울산서 다시 선보여
파이낸셜뉴스
2025.04.28 13:31
수정 : 2025.04.28 13:34기사원문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천 ‘반구(盤龜)대'
반구대 암각화의 지명적 배경이 되는 곳
울산대곡박물관 특별기획전 ‘석천(石川)에 누우리' 통해 전시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조선시대 실경 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鄭敾)이 그린 ‘반구(盤龜)’ 진본이 8년 만에 고향 울산을 찾는다.
작품명 '반구'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천에 위치한 명승지를 그린 그림이다. 대곡천 계곡이 휘감아 돌면서 대(臺)를 이루고 있는 지형으로 '반구대(盤龜臺)'라고 이름이 붙어 있다.
울산대곡박물관은 4월 29일~10월 12일 2025년 특별기획전 ‘석천(石川)에 누우리’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울산 울주군 웅촌면 석천리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울산지역 선비들의 고된 학문 수양 과정과 관직 생활 등 일상을 돌아 보고 그들이 꿈꾼 이상 세계와 특권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입신양명의 길, 울산 선비들’에서는 과거시험을 통한 출세와 수양의 여정을 조명하며, 선비 정신의 근본 바탕에 자리했던 울산의 유교 문화를 소개한다.
2부 ‘석천의 세 선비’에서는 울산을 대표하는 문인 반계 이양오(磻溪 李養吾, 1737~1811), 울산 최초의 문과 급제자 죽오 이근오(竹塢 李覲吾, 1760~1834), 조선의 마지막 과거 급제자인 국헌 이석진(菊軒 李錫晉, 1870~1924) 등 세 인물의 생애와 학문, 문학적 성취를 중심으로 석천리 유학 전통의 맥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석진의 관복, 홍패와 함께 그가 과거 시험에 답안으로 제출해 급제했던 실제 답안지(시권) 등 관련 유물도 일반에 선보인다.
3부 ‘석천에 들다’ 에서는 자연 속에서 마음을 닦았던 선비들의 삶을 조명하며, 석천의 정취를 담은 휴식형 체험 공간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에는 특히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이 그린 ‘반구’가 포함된 ‘공회첩(公會帖)’이 오는 7월 12일까지 한시적으로 일반에 선보인다.
지난 2008년 학계에 처음으로 소개된 ‘반구’는 노년기의 정선이 완숙한 필치로 대곡천과 집청정 등 반구대 일대의 풍경을 담백하고 묵직한 붓질로 담아내 그의 실경 산수화 가운데서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충북 제천시가 소장하고 있는 이 그림은 지난 2017년 ‘울산 방문의 해’를 맞아 울산박물관이 개최했던 특별기획전을 통해 울산에 첫 선을 보인 뒤 이번에 8년 만에 다시 고향 울산을 찾게 됐다.
울산대곡박물관은 지난 2015년부터 이 그림의 복제품을 1층 상설전시실에 전시하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청소년과 일반인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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