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재지정, 불난 데 기름 부은 격… 천장 뚫린 강남 집값
파이낸셜뉴스
2025.05.20 18:06
수정 : 2025.05.20 18:06기사원문
2021년 집값 폭등기때 전고점
서울 등 다른지역 회복률 80%대
강남3구가 속한 동남권만 넘어서
3월 실거래지수 187 역대 최고치
7월 3단계 DSR제도 시행 앞두고
막차 수요까지 몰려 양극화 심화
20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부동산원의 올 1·4분기 아파트 매매 실거래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기준으로 강남4구가 속한 동남권이 전고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남 3구가 올 1~3월 상승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한마디로 강남 독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실거래지수는 아직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3월 실거래지수는 176.2로 종전 전고점(2021년 10월 190.2) 대비 92%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른 지역들도 회복률이 80%대 수준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강남권과 비 강남권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강남4구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4구 독주는 상승률에서도 나타난다. 올 1~3월 상승률 순위를 보면 1위는 서울 강남구로 4.48% 올랐다. 2위는 서초구(3.64%), 3위는 송파구(3.4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가 1위부터 3위까지 휩쓴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성동구(2.72%), 경기 과천시(2.56%), 용산구(2.49%), 강동구(2.3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강남 3구를 필두로 경기 과천시 등 이른바 잘 나가는 지역들이 예외 없이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것이 특징"이라며 "초양극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도별로도 상승률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서울은 올 1·4분기 매매 실거래지수가 3.28% 올라 1위를 기록했다. 경기는 0.88% 오르는 데 그쳤고, 인천은 -0.30%의 변동률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 주요 도시의 경우 부산(-1.12%), 대구(-0.73%) 등 대부분의 지역이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천도론으로 들썩이는 세종이 0.79% 상승해 눈길을 끈다. 세종은 지난 3월 실거래지수 상승률이 1.07%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권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 확대가 오히려 시장에 투자처를 꼭 집어주는 부작용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규제로 거래량은 줄겠지만 가격 상승세는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가 시행되면 집 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고가주택 막판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상급지와 하급지간의 갭 메우기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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