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중국 수출 막혀 수십억 달러 손해봤다" 작심 발언
파이낸셜뉴스
2025.05.21 13:45
수정 : 2025.05.21 16:04기사원문
【타이베이(대만)·서울=장민권 기자·구자윤 기자】“(미국의) 수출 통제는 잘못됐다. 사례들이 그걸 말해주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1일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해 작심하고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회사 전체 매출의 14%에 해당하는 약 17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정부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중국 수출을 통제하자 엔비디아는 사양이 떨어지는 H20을 중국 전용으로 만들어 팔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H20의 수출도 막았다.
그는 "엔비디아는 수출 규제로 중국 적용인 H20 제품을 팔 수 없게 됐고, 그 결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며 "이는 일부 반도체 회사의 매출 전체에 맞먹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H20칩보다 더 낮은 사양의 GPU를 중국 전용으로 만들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도 일축했다. 황 CEO는 “현재의 H20이나 호퍼 아키텍처는 더 이상 추가로 성능을 낮출 방법이 없다”며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쓸모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날 황 CEO가 미국 정부를 겨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은 미국발 대중국 수출규제 등으로 엔비디아의 손해가 막심한 데다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에서 기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이며, 제 예상으로는 내년 AI 시장 전체가 약 500억 달러 규모일 것"이라며 "이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엄청난 기회이며 놓치기 아깝다"고 했다. 중국 시장의 규제 완화가 미국에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아울러 규제 정책이 중국의 기술 개발을 부추기는 등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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