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재명' 위한 국힘의 막판 총결집 "동상이몽"

파이낸셜뉴스       2025.05.22 06:34   수정 : 2025.05.22 06: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주도 남지 않은 6·3 대선을 앞두고 전현직 국민의힘 유력인사들이 마지막 결집에 나고 있다. 반(反) 이재명을 위해선 한 목소리를 내면서 결집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유력 인사들이 제각각 다른 '따로 국밥' 같은 개별 정치적 행보를 보이면서 그 효과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공식 선거 운동 기간에 대외 활동을 보이지 않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 21일 같은 날 각자 정치적인 행보를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파면 이후 처음으로 재판 일정 외에 공개 행보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의 한 극장에서 열린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시사회에 참석했다. 이 영화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로,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등이 제작에 참여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하면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고, 자신도 "백의종군하겠다",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이날 영화관람이 추진됐다.

하지만 의도했던 것과 달리 재판중인 윤 전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대선을 불과 2주 앞둔 시점에 이뤄져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렀다. 윤 전 대통령의 행보가 오히려 김문수 후보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중도층 확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며 강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동안 국민의힘 유세에 불참했던 한동훈 전 대표는 20~21일 부산과 대구에서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김문수 후보와 합동 유세를 하지 않고 개별 유세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대선 이후를 생각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한 후보는 지난 20일 첫 유세 참가에선 김문수 후보 이름조차 꺼내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유세장에선 "한동훈"을 외치는 지지자들이 대거 몰렸다. 한 전 대표는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21일 유세에선 "제가 아닌 김문수 후보를 외쳐달라"고 요청했다.

하와이에 체류중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국민의힘 특사단과 만남을 가졌다. 하와이 특사단은 홍 전 시장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며 민주당에 갈 일은 없다며 성과를 밝혔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은 특사단과의 만남 이후, 영화 '빠삐용'의 주제가와 함께 "바람처럼 자유롭게, 악마의 섬을 탈출한 빠삐용처럼"이라고 SNS에 적었다.

자신이 국민의힘이라는 '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겠다는 의중을 시사한 것이다. 이외에 김 후보와 단일화를 펼쳤던 한덕수 전 총리는 조만간 김 후보 유세에 나설 전망이 있지만, 아직까지 침묵만 지키고 있다.

한편, 안철수 의원은 오랜 갈등 관계 였던 이준석 개혁신당과 지난 21일 만남을 가졌다. 안 의원은 이 후보가 대선기간에 진행중인 '학식 먹자 이준석' 캠페인까지 동참하면서 구애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톰과 제리' 관계라는 정치권의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껄끄러운 사이였다. 국민의힘에서 한 지붕 아래 지내면서도, 정책·노선뿐 아니라 감정적 갈등이 반복됐고, 당내 경선이나 주요 선거 때마다 두 사람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공개적으로 상대를 비판한 전력이 많아 쉽게 가까워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 대선에선 대선 승리를 위해 과거의 감정적 앙금을 일시적으로 접었다. 반 이재명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덕분이다. 김 후보와 이 후보의 단일화의 불씨를 마지막까지 살려보자는 국민의힘의 의도도 깔렸다. 하지만 이 후보가 완주를 계속 고집하면서 국힘의 애간장을 태웠다.
안철수와 만남 직후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고민하거나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단호하게 선을 재차 그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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