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사 잠든 사이에…주택 앞마당 덮친 1만t급 컨테이너선
파이낸셜뉴스
2025.05.26 13:23
수정 : 2025.05.26 14: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노르웨이에서 당직 항해사가 잠든 사이에 1만t(톤)급 컨테이너선이 좌초해 주택 앞마당을 덮치는 황당한 사고가 벌어졌다.
노르웨이 국영 NRK 방송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오전 5시께 트론헤임 시의 비네세트 지역 해안가 주택에 거주하는 요스테인 예르겐센이 자다가 들려온 엔진 소리에 깼다고 보도했다. 평소에도 집 근처 바다에 자주 배가 지나다녔지만, 이날은 엔진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각, 이웃의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깬 요한 헬베르그는 창밖을 내다보고 엄청나게 큰 선박의 뱃머리가 코앞까지 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황급히 밖으로 나간 헬베르그는 컨테이너선이 그의 집 앞마당을 살짝 올라타고 있는 광경을 목도했다. 배가 5m만 더 오른쪽으로 향했더라면 집 자체를 들이받을 뻔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행히 배는 집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갔고, 온수 공급이 끊겨 난방이 안 되는 점을 빼면 큰 피해는 없었다. 헬베르그는 이 당황스러운 사고에 "무섭다기보다는 우습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헬베르그의 앞마당을 덮친 배는 길이가 135m인 1만1천t 급 컨테이너선 'NCL 살텐'으로, 현지 경찰과 해안관리청의 조사에 따르면 약 16노트(시속 약 30㎞)의 속도로 항해하다가 오전 5시 32분께 육지에 부딪혀 좌초했다.
당시 이 배의 당직 근무자이던 2등항해사는 혼자 당직근무를 하다가 잠들어버린 상태였다. 경찰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30대 남성인 이 2등항해사를 부주의하게 선박을 운항한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해당 선박이 좌초하며 산사태가 발생했고, 노르웨이 해안관리청이 이 일대가 안전한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