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과 노무현 뭐가 비슷하지?…"도전 정신 투영" "득표 전략일 뿐"
뉴스1
2025.05.27 06:05
수정 : 2025.05.27 06:05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연일 '노무현 정신' 계승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신과 이 후보의 정치 색깔은 상반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노 전 대통령이 추구한 정치의 핵심은 기득권 타파이고 그 과정은 동서 화합과 지역균형 발전을 통한 통합의 길이다. 반면 이 대표는 장애인·여성·노인 등 소외층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바탕으로 '갈리치기'를 통해 반사이익을 거둬들인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준석, 연일 외치는 '노무현 정신 계승'…"이의 있다고 외치던 모습 닮겠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3당 합당을 하자는 주변의 이야기가 있을 때 주먹을 불끈 쥐고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치던 그 모습, 어려운 지역구에 도전하는 것을 본인의 긴 여정 속에서 마다하지 않았던 그런 모습과 닮은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험지, 부산에 출마한 것과 3당 합당을 거부하는 모습을 이 후보는 서울 노원병에 도전하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고 완주하겠다는 소신에 투영한다.
최근 민주당 측에서 이 후보의 노무현 정신 계승 발언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도 "노무현 정신은 특정 정당이나 인물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정치의 보편적인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할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과거에 언더독이었던 노 전 대통령이 '노무현 바람'이 불어 대통령에 당선됐듯이, 이 후보도 '보수의 노무현은 나다, 나는 그런 역사를 이룰 것'이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라며 "본인 쪽으로 단일화를 한다면 노무현처럼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수 진영에 던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이미지 투영 전략…"효과 보기 어렵다"
이 후보와 노 전 대통령은 삶의 역정과 정치 입문 과정, 정치 철학 등이 너무 달라 두 인물을 비교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정치권에 발탁 됐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최근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갈등으로 탈당한 뒤 독자노선을 택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3당 합당에 저항하며 탈당했던 당시와 대응할 만한 접점은 없다.
이 때문에 이 후보가 내세우는 '노무현 정신'은 진정성보다는 선거 전략적인 측면이 부각된다는 분석이다. 진보 혹은 중도층 가운데 이재명 후보를 흔쾌히 지지하지 못하는 부동층의 표를 가져오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지지자 중 친문계는 이재명과 결합했지만 노무현계는 결합되지 않고 민주당 안에서도 외곽에 있는데, 이 후보의 호소가 그 외곽을 때리면서 큰 힘이 된다"며 "노무현처럼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지더라도 할 건 한다는 도전 정신, 작은 정당에서 시작해 대통령이 된 노무현을 말하면 이준석이 가는 길이 설명되기 때문에 언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이재명 지지자 중 강성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의 표를 가져오기 위한 전략적 차원의 언급"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노무현 정신의 핵심은 원칙 있는 승리인데, 본인이 보여준 행동을 보면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겠다는 점은 일맥상통할지 모르지만, 이 후보의 정치 행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신을 내세우는 것이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