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평택시 '카이스트 캠퍼스'…국제학교·대학병원도 '지연'
뉴스1
2025.06.10 16:00
수정 : 2025.06.11 07:41기사원문
(평택=뉴스1) 이윤희 기자 = 경기 평택시가 브레인시티에 유치하려던 교육·의료 핵심 사업들이 일제히 지연되면서, 전체 개발 구상에 차질이 우려된다. 지역사회에선 “간판만 요란했지 실속은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카이스트 캠퍼스, 총장 교체 앞두고 ‘홀딩’
이 사업은 브레인시티 개발을 총괄하는 특수목적법인(PFV)이 토지를 무상 제공하고, 건물 신축비 1100억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추진돼 왔다. 학부 1·2학년은 대전 본교, 3·4학년과 대학원 과정은 평택 캠퍼스에서 운영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KAIST 총장 교체를 앞두고 의사결정이 멈춘 상태로, 연내 착수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빠르면 오는 10월 이후 새 총장이 선출된 뒤 논의가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지역에선 “무상 제공까지 제안했는데도 결정을 미루는 건 애초에 관심이 없다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 반응도 나오고 있다.
고덕 국제학교, 유치 ‘목표’에 그쳐…조기 확충도 차질
고덕신도시에 계획된 국제학교 유치도 지연되고 있다. 시는 지난 1월 미국계 2곳, 영국계 2곳 등 4개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시는 이달 말까지 최종 대상 학교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예정’이 아닌 ‘목표’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시 관계자는 “국제학교 측과 상호 조건을 조율 중이며, 협상 결과에 따라 확정 시점은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선정 ‘예정’이 아닌 ‘목표’라는 표현 자체가 유치 확정에 대한 자신감 부족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학교 유치가 장기화될 경우 고덕신도시 교육 인프라 조기 확충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아주대병원, 개원 목표 3년 연기…설계 착수도 미뤄져
아주대병원 유치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는 2023년 아주대 측과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기본계획 수립 외에 별다른 진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아주대는 2021년 8월 브레인시티 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2027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됐다. 그러나 이후 수차례 협약 조정과 일정 변경을 거치며, 현재는 2030년 초 개원으로 미뤄졌다.
시 관계자는 “아직 설계 용역 착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건설경기 침체로 자재비와 인건비 부담이 커진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병원 건립이 장기화될 경우 브레인시티의 의료 인프라 조성과 지역 의료 수요 대응에 모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과 없는 공약”…정장선 시장 시정운영 도마에
이들 핵심 사업이 잇따라 지연되면서 정장선 시장의 시정 추진력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공약은 요란했지만, 정작 실행된 건 없다”는 냉소적 반응도 나온다.
특히 정 시장 재임 기간 동안 브레인시티를 중심으로 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시정 전반의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시민 A씨는 “브레인시티가 평택의 미래라고 했지만, 몇 년이 지나도 달라진 게 없다”며 “계획만 있고 결과는 없는 도시개발이 계속된다면 시민 신뢰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충분한 협의와 시간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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