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아파트 지을 땅 고작 20%대… 2기보다 낮아

파이낸셜뉴스       2025.06.11 18:16   수정 : 2025.06.11 21:14기사원문
3기 신도시 용지비율 분석
주택용지 23.5% 왕숙1 가장높아
베드타운화 막으려 상업용지 늘려
자족기능용지 규모 2기 2배 수준
수요 따라 유연한 비율 조정 필요
입주기업 세 감면 등 지원 늘려야



2기 신도시가 발표된 지 20여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빈터로 남은 땅이 적지 않은 가운데 3기 신도시도 똑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기 신도시보다 아파트 등 주거용지 비율은 낮고, 상업·자족용지 등 비주거용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택용지 비율 더 낮은 3기 신도시

11일 파이낸셜뉴스가 2·3기 신도시 토지이용계획을 분석한 결과 2기의 주택용지 비율은 30%대였다.

반면 3기 신도시의 경우 20%대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공동주택용지 비율은 남양주 왕숙1지구가 23.5%로 가장 높았다. 남양주 왕숙2지구는 21.9%, 하남교산지구 21.2%, 부천대장지구 20.1%, 고양창릉지구 19.4%, 인천계양지구는 18.8%에 그쳤다.

국토부에 따르면 2기 신도시의 주택용지 비율은 화성 동탄1지구가 32.3%로 가장 높다. 이어 동탄2지구 31.8%, 김포 한강 34.4%, 파주 운정 36.4% 등이 30%대로 나타났다.

신도시는 주택공급 부족 및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의 대안으로 추진돼 온 핵심 정책이다.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 때도 서울의 주택 부족과 집값 폭등 문제 해소를 위해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주택용지 비율이 낮게 설정된 이유는 교통 인프라 부족 및 자족기능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 역시 자족용지 확보 비율을 일정 수준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자족기능용지 규모가 2기 신도시의 2배 수준으로 설정됐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현재 상태라면 비주거용지는 미매각·미개발의 나대지로 장기간 방치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2기와 더불어 3기 역시 대규모 나대지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3기 신도시의 총면적은 약 300㎢ 규모로 공급예정 주택 수는 17만1000가구, 수용가능 인구는 42만명 수준이다.

■"수요 따라 유연하게 재조정해야"

부동산업계에서는 3기 신도시의 성공을 위해서는 토지용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2기 신도시에서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했는데 수도권 핵심 요지에서 진행하는 3기에서까지 손실이 나온다면 여러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베드타운화를 막기 위해 단순히 상업·자족용지만 늘린다고 해서 신도시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자족도시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입주기업에 법인세를 감면해 주는 등 제도적 지원을 하는 것이 먼저이나 현재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3기 신도시 공동주택용지 용적률을 높여 가구 수를 늘리는 것도 결국 고층 벌집 아파트만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핵심은 토지용도를 유연하게 재조정해 실질적인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산업도시연구실장은 "3기 신도시는 자족기능을 높이기 위해 단순하게 관련 면적을 많이 확보하는 방식으로 돼 있다"며 "장기간 개발하는 신도시의 경우 수요 변화가 있을 수 있으나, 이 경우 대응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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