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서 네오나치 폭행 사태…"극우에 적극 대응해야"
뉴스1
2025.06.12 00:38
수정 : 2025.06.12 00:38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네오나치들이 10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한 극장 앞에서 배우들을 공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리스본 도심 바하 지역에 위치한 바하카 극장에서는 이날 국경일인 '포르투갈의 날'을 맞아 포르투갈 국민시인 루이스 드 카몽이스를 기념하는 연극이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포르투갈인을 위한 나라"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시위 후 돌아오던 30여 명의 네오나치 집단이 좌파를 상징하는 별 그림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은 여배우에 언어적 공격을 가한 뒤 남성 배우 두 명을 물리적으로 폭행했다.
마르가리다 발세이루 로페스 문화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표현의 자유, 창작의 권리, 포르투갈을 정의하는 민주적 가치에 대한 비열한 공격"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연극 연출가인 마리아 두 세우 게하라는 이번 공격이 30년 전 '포르투갈의 날' 기념행사 직후 스킨헤드들이 흑인 청년 알신두 몬테이루를 살해한 지 정확히 30주년 되는 날에 벌어졌다며 "30년이 지났지만 이 나라는 여전히 나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은 안토니우 살라자르 독재정권 시절인 1933년부터 1974년까지 40여 년간 파시스트 정권이 유지되었으며, 이 시기 포르투갈의 날은 '포르투갈 민족의 날'로 불렸다. 극우 세력은 매년 이 날을 맞아 소규모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포르투갈 좌파 정당들은 루이스 몬테네그루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가 극우 집단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리아나 모르타과 의원은 엑스(X)에서 "신파시스트들은 책과 극장, 문화인을 공격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은 앞서 지난 달 총선에서 반이민 극우 정당 '셰가'가 제1야당이 된 이래 포르투갈에서 극우 세력이 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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