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호필름도 발전소된다?' 반투명에도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
파이낸셜뉴스
2025.06.15 09:00
수정 : 2025.06.15 14:12기사원문
UNIST 양창덕 교수팀, 투명도·효율 뛰어난 반투명 유기태양전지 개발
[파이낸셜뉴스] 반투명이면서도 효율이 10%가 넘는 유기태양전지가 개발됐다. 창문이나 모바일 기기 화면을 ‘투명 발전소’로 쓸 날이 머지않았다는 기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팀은 10.81%의 광전변환효율과 45.43%의 가시광선 투과율을 기록한 반투명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반투명 태양전지의 비결은 적외선만을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고성능 광활성층이다. 이 광활성층은 태양광 중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대역은 절반 가까이 통과시키고, 보이지 않는 적외선 대역을 흡수해 전기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적외선을 흡수해 발전하면 고에너지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것보다 광전변환효율이 낮아지기 마련인데, 광활성층의 수용체 분자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유기태양전지의 광활성층은 전자를 주는 ‘공여체’와 전자를 받는 ‘수용체’ 분자로 구성된다.
연구팀이 합성한 ‘4FY’ 수용체 분자는 전체적으로는 A-D-A 구조의 대칭형이지만, 불소와 수소, 불소와 황 사이에서 발생하는 국소적인 비대칭적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분자 구조는 분자 간 정렬도를 개선하고, 전하 이동 경로를 확보해 전지 효율을 높인다.
이 전지는 주야간 조건을 반복하는 실외 환경을 모사해 총 134시간 동안 ‘다이얼 사이클(일주기) 안정성 테스트’를 수행했을 때 초기 성능의 대부분을 유지하며 높은 내구성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 Y6 수용체 분자 기반 반투명 태양전지 대비 약 17배 향상된 수명이다.
양창덕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전기를 만드는 새로운 방식의 태양전지를 제시한 것”이라며 “스마트폰 보호필름, 건물 유리창, 투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환경에서 ‘보이지 않는 발전소’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6월 10일 출판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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