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사시 미사일기지 파괴 가정,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 기동훈련
파이낸셜뉴스
2025.06.16 13:34
수정 : 2025.06.16 12:55기사원문
-최고사령부 지시, 평남 성천군 일대서 '전자기파 노출' 상태서 극비리 진행
-한미연합군의 미사일 기지 정밀타격 상황 가정, TEL 야간 이동 훈련 시행
-기지 소멸 상황서 기동 및 전시 생존 능력 시험 평가, 독립 운용 능력 숙달
[파이낸셜뉴스]
북한군이 최근 한미연합군의 미사일 기지 정밀타격 상황을 가정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를 야간에 은밀히 이동시키는 작전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 7일 평안남도 성천군 일대에서 TEL 운용 전략군 미사일 부대의 야간 기동훈련을 극비밀리에 진행했다.
매체는 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구한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훈련의 목적은 우리(북한군) 미사일 기지에 한미연합군의 정밀타격이 이뤄졌다는 전시 상황을 상정해 미사일 전력의 대응과 준비 태세를 점검하는 데 있었다”며 “예기치 않은 변수에 대한 적응력을 검증하는 실험적 성격에 더 가까웠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작전 훈련 지시는 최고사령관(김정은)의 명령으로 하달됐는데, 이례적으로 전략군 사령부 지휘부를 건너뛰고 해당 여단 지휘부에 직접 내려졌다”고 이번 훈련의 특이점을 설명했다.
최고사령부는 전자기파 노출통제에 대해 현대전에서 미사일 전력의 생존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전술이라고 강조하고, 적의 포격으로 고정 발사 미사일 기지가 소멸된 상황에서 이동식 미사일 체계를 독립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숙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달했다.
훈련은 TEL의 식별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독립적으로 분산 기동하고 상호 위치 공유 없이 개별적으로 은폐지를 점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유사시 TEL 운용 미사일 부대의 은폐 기동 및 전시 생존과 핵 보복 능력을 시험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한계도 드러났다. 일부 부대가 야간 시야 확보의 어려움과 지형 인식 부족으로 인해 지정된 은폐지에 제시간에 도달하지 못했고, 발사 자세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재기동 지시를 받은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각 TEL을 정해진 시간 내에 은폐지에 도달시키고 발사 자세를 확보하도록 하는 훈련이었는데 일부는 야간 기동 중 도로 사정 등으로 도착 시간이 지연되기도 해 최고사령부 급(낙제)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군 내부에서는 실내에서 지도만 펼쳐두고 했던 시뮬레이션 훈련과 실전 기동훈련이 완전히 다르다는 반응과 함께 일부 TEL 운용 기술원들이 돌발 상황에 대한 판단력 부족을 보여 즉각적인 전술 수정이 불가피했다는 현실적인 평가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이 같은 방식의 작전 훈련은 과거에도 우리 군에 의해 부분적으로 포착된 바 있다. 우리 국방부는 2024년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미사일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분산·기동·은폐 전술을 반복 숙달 중”이라고 분석, 기술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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