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울산 AI데이터센터, AI 투자 물꼬 트는 계기되길

파이낸셜뉴스       2025.06.20 16:06   수정 : 2025.06.20 16: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SK그룹이 세계 1위 클라우드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국내 최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SK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이 20일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기업 투자 현장 행보로 직접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첨단 기술 산업이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모범적 사례"라며 대한민국 성장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AI 투자이자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 비수도권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울산에 짓는 AI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 장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규모다. 오는 8월 착공해 2027년 11월 41MW 규모의 1단계 사업을 거쳐 2029년 2월까지 100MW 규모로 완공한다. 이후 1GW 규모로 더 확장해 동북아시아 최대, 글로벌 허브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SK그룹과 AWS가 7조원 정도를 공동 투자한다.

수도권이 아닌 바다와 인접한 울산 산단을 AI 데이터센터 입지로 정한 것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서다. 울산 미포 산단에 있는 SK그룹의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한다. 바닷물과 LNG를 활용한 냉각·냉열 신기술로 데이터센터 발열 문제도 해결한다. 지방정부도 사업 유치에 힘을 보탰다.

우리의 AI 투자는 주요국에 비해 많이 늦었다. 한국은 기술·인재 등 AI 모든 분야에서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3년 전 챗GPT 등장 이후 정부는 AI 3대 강국이라는 비전을 밝혔지만 지금까지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GPU 1만개 규모의 국가 AI데이터센터(컴퓨팅센터)도 민관의 지분 배분 이슈로 두 차례나 유찰되는 등 더디기만 하다. 국내 AI 인프라가 부족하고 생태계가 빈약하다보니 인재들은 미국, 중국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빅테크를 앞세워 이미 월등한 수준의 AI 패권을 차지했다. 대만은 엔비디아와 합작해 대형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일본은 오사카에 GPU 10만개 규모의 아시아 최대 데이터센터를 조성한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자원부국도 미국 오픈AI 등과 협력해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제조업과 서비스, 의료·국방·교육 등 공공부문에 AI 기술이 융합 발전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AI 스타트업 창업도 활성화하고 지역 경제와 연관 산업, 일자리 창출 등 투자비의 몇 배에 이르는 생산유발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우리나라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대규모 글로벌 AI 투자를 촉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정부는 'AI 100조 투자'를 약속한만큼 민관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전폭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송전망 구축과 발전원 확충 등 'AI 고속도로' 인프라도 원활하게 조성해야 한다.
AI 생태계에 필수적인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이 국내 AI 스타트업을 만들어 AI 산업을 확장하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초대 AI 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 수석이 한국 독자적 AI를 추구하는 'AI 소버린' 정책의 입체적 마스터플랜도 잘 짜야 할 것이다. 울산 AI 데이터센터가 대규모 AI 투자로 국가 AI 산업에 더 큰 물꼬를 틔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