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스 가든플레이스, 팔린다" 3조원대 도쿄 금싸라기 땅 쟁탈전
파이낸셜뉴스
2025.06.23 09:41
수정 : 2025.06.23 09:40기사원문
삿포로홀딩스, '에비스 가든플레이스' 포함 부동산 매각 본격화
대형 디벨로퍼·사모펀드 관심, 3조원 이상 가치 추정
【도쿄=김경민 특파원】 도쿄 시부야의 대표 명소 '에비스 가든플레이스'가 주인을 바꾼다. 삿포로홀딩스가 보유 중인 이 부동산은 단일 자산만으로도 3조원 이상 가치가 매겨지는 금싸라기 땅이다. 현재 글로벌 투자펀드와 일본 대형 디벨로퍼 간 치열한 입찰전이 벌어지고 있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삿포로홀딩스는 전액 출자 자회사인 삿포로부동산개발을 외부 자본이 과반을 차지하는 형태로 매각하는 방침을 이미 확정했다.
매각 대상의 핵심인 에비스 가든플레이스는 1994년 완공된 복합 상업시설로 도쿄 야마노테선 내에 남은 마지막 고급 입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부지 면적만 약 8만3000㎡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 시설 단독으로만 (약 3조7800억원) 수준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삿포로홀딩스의 전체 투자용 부동산 가치는 2024년 말 기준 약 4029억엔에 이른다.
미쓰비시지쇼는 본거지인 마루노우치 외의 수익 기반 확대를 위해, 도큐부동산은 시부야 재개발의 다음 스텝으로 각각 입찰에 나섰다. 그러나 일부 대형 부동산기업은 "브루어리 등 기존 시설에 손을 얼마나 댈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삿포로홀딩스가 부동산 매각에 나선 배경에는 본업인 주류 사업 강화가 있다. 회사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류 부문에 자금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실무 관계자들은 "주류 사업 확장이 녹록지 않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현재 삿포로홀딩스 전체 영업이익의 35%가 부동산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대신할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거래의 성패는 가격에 달려 있다. 결국 고가 입찰 경쟁이 될 것이며 대응 가능한 인수 주체는 사모펀드나 일부 대형 디벨로퍼뿐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외부 경영참여를 요구해 온 행동주의 펀드 3D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의 압박도 변수다. 3D는 삿포로부동산개발이 직접 보유하지 않은 부동산까지도 매각하라고 요구해왔다.
또 다른 불확실성은 에비스 인근을 관할하는 JR 동일본의 움직임이다. 닛케이는 "JR은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도심 재개발에 적극적인 만큼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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