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대사 "724조 재건사업 이미 시작돼"..韓기업 동참 요청

파이낸셜뉴스       2025.06.23 17:00   수정 : 2025.06.23 1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한국 기업, 투자·금융기관이 우크라이나 시장에 진출할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지난 22일 창간 25주년을 맞아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특별 인터뷰에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자국에 투자해달라고 한국기업들에게 이 같이 요청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세계은행(World Bank)의 최신 신속 피해 및 수요 평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향후 10년간 필요로 하는 재건 비용은 약 5240억 달러(한화 724조원)에 달한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재건 프로그램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해외 경제에도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는 주로 주택, 에너지, 교통, 상업 및 산업, 농업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모든 분야가 복구 대상이 된다"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금 당장 재건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1950~53년 한국전쟁의 고통을 겪었던 한국만큼 우크라이나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그는 평가했다. 한국이 전쟁 이후 국가를 재건한 중요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추진은 추가 개혁과 현대화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면서 "조기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기준과 규정의 조기 정렬로 유럽 시장에 원활히 진출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023년 6월, 한국-우크라이나 양국 정부는 6대 주요 협력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키이우 교통 마스터플랜, 우만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보리스필 공항 현대화, 부차 하수처리시설, 카호우카 댐 재건 지원, 고속철도 프로젝트 등이다.

한국은 '우크라이나 다국적 기부자 조정 플랫폼'과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 등 중요한 재건 중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한국수자원공사, 포스코인터내셔널, HD현대건설기계, 현대코퍼레이션 등과 성공적인 협력 경험은 다른 한국 기업들의 추가 진출 희망을 주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승리의 날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지금 바로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EDCF(경제개발협력기금) 메커니즘 지원을 포함해 현재 활발히 논의 중인 첨단 프로젝트들은 분명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그는 장담했다.

그렇지만 고강도 전쟁 상황에서 투자 보호와 강력한 안전보장이 요구된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뿐만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외국 파트너들과의 안보 협정, 산업단지 및 도시 보호용 방공망 등 핵심적인 안전보장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비옥한 흑토와 광대한 농지 덕분에 '유럽의 곡창지대'다. 철광석, 티늄, 리튬 등 핵심 자원도 풍부해 잠재력을 갖췄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전쟁은 역설적으로 첨단 기술 혁신의 주요 동력이 되었고 드론, 사이버보안, 군·민 양용 산업 역량 강화 등에서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산 분야 협력도 진행중이다. 덴마크는 우크라이나산 자주포 '보흐다나' 생산을 지원했고, 리투아니아는 장거리 무기 생산을 지원했다. 캐나다,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는 덴마크 모델을 따랐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산 무기체계의 품질을 고려할 때, 우리는 한국 정부가 무기 생산 파트너가 되어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민간 및 국영 방산업체들과 이 분야 협력 논의를 열어둘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현재까지 한국 측은 우크라이나와의 군사 협력에 대해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무상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상호 이익이 되는 평등한 협력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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