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구책으론 역부족…"고부가 제품 개발 稅혜택 늘려야"
파이낸셜뉴스
2025.07.01 18:25
수정 : 2025.07.01 18:25기사원문
정부 로드맵 발표 늦어지는 사이
업계 수익성 악화 등 한계 직면
전문가들 "정부 주도 전략 시급"
고부가 화학소재 클러스터 전환
산업용 부동산 공공매입 등 대안
■세액공제 확대·산업단지 입주 완화로 투자 유도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상반기 중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특히 울산·여수·대산 등 기존 석유화학벨트를 고부가 화학소재 클러스터로 전환하고, 산업용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을 공공이 매입해 유동성과 공공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민간에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이날 석유화학 산업 재편을 위한 산업계 중심의 연구개발(R&D) 협의체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협회 관계자는 "중국의 화학굴기와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 속에서 R&D는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며 "산업계가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낸다면 고부가·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산단 3700억 요청에 정부 지원은 1% 그쳐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가운데 민간의 대응만으로는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은 지난 2021년 86%에서 지난해 77%로 하락했으며, 나프타 가격도 지난해 평균 675달러/MT에서 올해 1·4분기 658달러/MT로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나프타 기반 범용소재 비중이 여전히 66%에 달해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2·4분기 영업적자 전망치는 1732억원으로 기존 시장 추정치(1221억원)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도 여수 국가산단 내 계열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는 제한적이다. 대표 계열사인 영광백수풍력의 지난해 매출은 126억3600만원으로, 지난 2021년 대비 10.7% 감소했다. 강원학교태양광과 코리아에너지발전소의 매출도 각각 95억4200만원에서 72억1700만원으로, 50억4800만원에서 45억8900만원으로 줄었다.
민간이 분산적으로 구조조정에 대응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달 25일 산업위기대응지역 지원예산으로 36억6500만원을 편성했다. 이는 여수시가 정부에 요청한 3700억원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업계에서는 "사실상 민간만 구조조정 비용을 떠안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이번 신정부가 '큰 정부'를 지향하는 만큼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개입해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대선 당시 석유화학특별법 제정과 여수 국가산단의 친환경 스페셜티 화학 산업 전환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한편 2일 국회미래연구원 주최로 열리는 석유화학 구조조정 세미나에서는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참여해 정부에 적극적인 지원요청을 할 전망이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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