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칩 전용 품종 만들기까지 10년 걸리죠"

파이낸셜뉴스       2025.07.01 18:37   수정 : 2025.07.01 18:37기사원문
황순원 오리온 감자연구소 부장
22년간 감자연구 외길인생 걸어
전세계 품종 연구 기업은 3곳뿐
오리온, 36년간 정감·진서 등 개발
"기후 변화로 감자 생육 어려워져
농가 위해 품종·재배법 개발 지속"



"좋은 제품은 좋은 원재료에서 나온다."

황순원 오리온 감자연구소 부장(사진)은 22년간 감자 연구 외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04년 제과기업인 오리온에 입사한 이래 감자연구소에서만 근무한 민간분야 감자 연구의 산증인이다.

황 부장은 1일 "소비자에게 더 맛있고 좋은 품질의 스낵을 제공하기 위해 가공용 감자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감자 재배농가의 소득 증진 및 국내 농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 감자연구소는 지난 1988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강원 평창군에 설립됐다. 감자연구소는 신품종을 개발하는 종서개발파트와 감자 생산 및 품질관리를 담당하는 생산관리파트로 구성된다. 황 부장은 2016년부터 품종 개발을 총괄하는 종서개발파트장을 맡고 있다.

그는 "감자 스낵을 위해 감자 품종 연구까지 하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오리온을 비롯해 펩시코, 가루비 정도로 알려져 있다"며 "오리온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감자 스낵용 품종 개발부터 종서(씨감자) 생산, 원료 감자 계약재배, 감자 스낵제품 생산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오리온은 36년간 두백(2000년), 진서(2023년), 정감(2024년) 등 신품종을 개발했고 국립종자원에 출원등록을 했다. 현재 국내 농가에서 재배 중인 감자 품종은 약 15종으로 오리온 개발 품종이 20%를 차지한다. 오리온의 대표적인 감자스낵은 포카칩과 스윙칩이 있다.

그는 "하나의 신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10년여의 장기 개발시간과 설비투자가 수반돼야 한다"며 "다양한 교배조합을 통해 약 10년간의 선발 과정을 거쳐 50만분의 1의 확률로 매년 1~2개의 우수한 품종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감자 생육환경 악화는 새로운 고민거리다.

그는 "기후가 변화하면서 과거에 안정적인 생육을 보였던 품종들이 점점 퇴화되고 있다"며 "변화하는 기후에 맞춰 진서와 정감 등 새로운 감자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농민들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이상기후를 극복할 수 있는 재배법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 장마가 시작되기 전 수확이 가능한 조생종 품종, 7~8월 혹서기에 대비한 내서성 품종, 병충해 저항성 품종 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인기 방송 프로그램인 tvN의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해 감자 전문가로 소개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국내에는 감자스낵 라이벌이 없다"고 밝히며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그는 "국내는 물론 감자스낵 시장에 진출해 있는 중국, 베트남을 넘어 향후 진출할 계획인 러시아, 인도에 이르기까지 각국 현지 재배환경에 적합한 감자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며 감자스낵 시장을 선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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