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없고 장사도 안 돼" 계속된 폭염에 김해 시장 상인들 '울상'

뉴스1       2025.07.03 15:51   수정 : 2025.07.03 15:57기사원문

낮 최고 기온 34도, 체감온도 35도를 기록한 3일 오후 2시쯤 경남 김해시 동상동 동상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박민석 기자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아이고 죽겠다. 날도 덥고 장사도 안된다.

"

폭염 경보가 내려진 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동상전통시장.

7일째 이어진 폭염특보에 이날 김해시 동상동의 기온은 34도, 체감온도는 35도를 웃돌았다.

시장에 들어선 지 5분여 만에 이마와 목 주변엔 땀방울이 비 오듯 흘렀다. 곳곳에서 천장에 달린 쿨링포그가 돌아가고 있었지만, 더위는 좀처럼 가시지 못했다.

더운 날씨 탓에 시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상인들은 저마다 선풍기에 의지해 더위를 버티고 있었다. 얇은 옷을 입고 상점 안에 누워 있거나 연신 부채질 하는 모습도 보였다.

47년째 시장에서 장사를 해 온 생선상인 김 모 씨(75·여)는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선풍기 바람을 쐬며 물에 적신 수건으로 땀을 닦는 데 한창이었다.

김 씨는 "날이 너무 더워서 가판에 생선을 두면 모두 상한다"며 "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손님이 찾으면 꺼내서 보여드린다"고 했다.

이어 "원래도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많이 없었는데 날이 더우니까 오던 손님마저 끊겼다"며 "가게를 열지 않고 손님 연락이 오면 잠깐 나와 장사하는 상인들도 많다. (나는) 생선 하나라도 팔아야지 하면서 더위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38년간 시장에서 채소를 팔아온 유모 씨(70대·여)는 더운 날씨 탓에 버리는 물건이 많아졌다고 하소연했다.

유 씨는 "빠르면 하루, 이틀만 물건을 가판에 내놔도 물러져서 팔지도 못한다"며 "요새는 도매상에서 물건도 조금씩만 들여서 대부분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운 날씨 탓에 손님도 많이 줄었다. 지금처럼 장사하면 올여름은 적자"라며 "날도 더운데 장사도 안돼 힘들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정육점을 하는 진해전 씨(68·여) "가게 안에 불을 켜면 더운 것 같아 다 꺼버리고 선풍기만 켰다"며 "더우면 바닥에 물을 뿌려두고 안에 누워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진 씨는 "시장은 나이 든 어르신들이 주로 오는데 요새는 더워서 발걸음이 끊겼다"며 "가게 밖에 있는 냉장고에 고기를 두면 상할까 봐 조금만 두고 모두 가게 안에 있는 냉장고에 넣었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이날 통영과 남해를 제외한 경남 16개 시군의 폭염 위험 수준이 '위험' 단계라고 발표했다.

폭염 위험 단계에서는 낮 시간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며 "실내외 작업장은 체감온도가 더 높을 수 있으니 온열질환 발생에 유의하고, 냉방 또는 통풍을 위한 온·습도 조절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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