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실용'초심 잃지 말고 경제 도약 이뤄내야

파이낸셜뉴스       2025.07.03 18:44   수정 : 2025.07.03 18:44기사원문
취임 한달 회견, "첨단산업에 투자"
규제 풀어 기업활동 최대한 보장을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취임 한달을 맞아 기자회견을 했다. 어느 대통령보다 빠르게 소통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현안들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미리 질문 순서를 정해 놓고 하기도 한 전임 대통령과 달리 자유롭게 질문을 받은 것도 다른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민생의 고통을 덜어내고 다시 성장·도약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AI(인공지능)·반도체 등 첨단기술산업, 에너지 고속도로를 비롯한 재생에너지 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자신이 강조해온 실용주의를 선보이며 국가 발전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부풀게 했다. 아직 임기 초반이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오직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남다른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잘사니즘' '먹사니즘'이라는 이 대통령의 표현에 담겨 있듯이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 국민들이 잘 먹고 잘사는 것만큼 현실적으로 중요한 가치는 없다. 경제가 장기적 불황에 빠진 시기에 대통령을 맡은 이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는 경제를 빨리 회복시켜 국민이 윤택한 삶을 누리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그러자면 현재의 주력 산업을 발전시키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새로운 국가적 캐시카우(수익원)로 키워내야 한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산업정책의 근간으로 삼겠다는 이 대통령의 방향 설정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신산업 육성을 주도할 대통령실 수석과 관련 부처 장관으로 기업인을 임명한 것은 정치나 관(官)이 아닌 민간의 능력을 신뢰하고 맡기는 실용주의의 일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사실 성숙한 민주국가에서 국가의 개입은 정책의 뼈대를 마련하는 것에 국한돼야 하며, 국가의 역량은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는 민간기업을 지원하는 쪽으로 집중돼야 한다.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볼 때 이 대통령도 기업의 중요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잘되려면 경영활동을 방해하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기업이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창업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하고 기업을 영위하는 과정의 애로를 제거해 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3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개정안이나 소위 '노란봉투법' 등은 기업과 경영인 입장에서 볼 때 이와는 배치되는 법안이다. 우려되는 것은 이 대통령의 인식과 현실적 정책의 괴리다. 물론 투자자나 노조의 이익도 무시해서는 안 되겠지만 국가경제 전체를 놓고 볼 때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매우 중대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앞으로 이 대통령은 물론 이날 국회 인준을 통과한 김민석 국무총리와 새 내각은 혼신의 힘을 다해 국정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한미 무역협상이 코앞에 닥쳐 있고, 부진에 빠진 내수 회복과 자영업 구조조정도 시급한 현안이다. 증시는 활황이라 다행이지만, 이 또한 부동산처럼 지나친 급등은 거품의 위험을 부를 수 있다. 검찰만이 아니라 교육이나 노동 개혁도 결코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분야임을 이 대통령이 잊는 일은 없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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